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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와 진주만]“화해의 힘”만 강조한 아베ㆍ오바마…그러나 75년전 아픔은 씻기지 않았다
[헤럴드경제=신수정ㆍ문재연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 목소리로 “화해의 힘”을 강조했다. 미국 하와이 주 진주만에 있는 진주만 공습 추도시설인 애리조나기념관에서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나란히 75년만에 찾은 이곳에선 사죄나 반성은 없었다. 75년전의 아픔은 씻기지 않은 채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미래에 묻힌 셈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애리조나기념관을 참배한 뒤 발표한 메시지에서 “전쟁의 참화는 두 번 다시 되풀이되면 안 된다”며 “여기서 시작된 전쟁이 앗아간 모든 용사의 목숨, 전쟁의 희생이 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영혼에 영겁의 애도의 정성을 바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후(戰後ㆍ2차대전 이후)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를 만들고 법의 지배를 존중하고 부전(不戰)의 맹세를 견지했다”며 “전후 70년 평화 국가의 행보에 조용한 긍지를 느끼며 이 방침을 관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주만 공격에서 75년이 되며, 격렬한 전쟁을 하던 미일은 깊고 강하게 맺어진 동맹국이 됐다”며 “이는 내일을 여는 ‘희망의 동맹’이며, 우리를 결합한 것은 관용의 마음이 가져온 ‘화해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화해의 힘’을 세계에 호소하고 싶다. 전쟁의 참화는 세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증오의 사슬은 없어지려 하지 않는다”며 “지금이야말로 관용의 힘, 화해의 힘을 세계는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역사적인 행보가 ‘화해의 힘’을 보여준다”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두 나라와 양국 국민 간에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면서 “전쟁의 상처가 우애로 바뀔 수 있고, 과거의 적이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열매가 전쟁의 약탈보다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증오가 뜨겁게 타오를 때조차도, 부족주의 싸움이 아주 원시적으로 벌어질 때조차도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을 악마로 만들려는 충동에 맞서야한다”며 평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우애의 정신으로 환영한다”면서 “전쟁보다 평화로 얻는 게 훨씬 많으며 화해는 응징보다 더 많은 보상을 준다는 메시지를 우리 두 정상이 전 세계에 함께 보내기를 희망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두 정상이 진주만 공습으로 숨진 이들의 적힌 위문 벽 앞에 헌화한 꽃 주변 리본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미합중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추모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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