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ㆍ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트럼프는 반 총장과의 면담 약속을 철회(backtracked)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FP는 3명의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반 총장을 ‘무시(snub)’한 것이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과 미국과의 관계가 예전과 같지는 않다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반 총장과 트럼프는 미 대선 사흘 후인 지난달 11일 20분간 통화를 갖고, 일대일 면담을 갖기로 약속한 바 있다. 반 총장은 지난주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도 “통화는 서로 정중하게 잘 됐다”며 “제가 ‘한번 만나서 유엔의 여러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더니 (트럼프도) ‘대단히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면서 면담 약속을 재확인했다.
FP는 그러나 트럼프가 반 총장과의 통화에서 말을 많이 안 했다고 전했다. FP는 또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곧바로 유엔에 ‘트럼프 당선인이 1월 20일 취임 때까지는 어느 세계 지도자들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는 FP에 “우리는 통화에서 합의된 대로 면담을 잡기위해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전에는 어떤 외국의 외교관도 개인적으로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사실상 반 총장과의 면담을 퇴짜를 놓았다는 얘기다.
이는 유엔에 대한 트럼프의 뿌리깊은 불신감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유엔은 훨씬 큰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나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클럽에 불과하다”며 “통탄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이 친목도모를 위한 대화방에 불과하다는 비난이다.
앞서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팔레스타인 자치구 내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유엔에 관한 일들은 (내가 취임하는) 1월 20일 이후 달라질 것”이라는 경고성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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