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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로 김빠진 ‘디트로이트 모터쇼’
‘모터쇼의 꽃’ 신차발표·콘퍼런스등
가전쇼 CES에 화제성 주도권 뺏겨
현대차도 CES서 자율주행차 공개
모터쇼에선 구글 등 50여개 IT기업
‘자동차+IT’융합 트렌드 바람




110년 전통의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화제성 측면에서 가전쇼인 ‘CES’에 주도권을 뺏겼다. 대신 CES의 안방을 차지해온 IT 기업들이 모터쇼로 넘어가 기조 연설을 맡는 등 ‘자동차+IT’ 융합 트렌드의 바람이 거세다.

내년 1월 7일~2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매년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선도해온 대표 모터쇼다. 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모터쇼로, 업계에선 가장 중요한 행사로 각광받았다.

BMW가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형 5시리즈.

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모터쇼의 꽃’인 신차 발표가 CES 무대로 대거 자리를 옮긴다. 현대차는 CES 사전행사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공개하며 이슈몰이에 나섰고, 최초로 CES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진행하는 등 모터쇼 입장에선 김이 새 버렸다.

그동안 디트로이트를 위해 CES에선 맛보기만 보여주거나 비밀병기를 꽁꽁 숨겨왔던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발표를 CES에서 하면서 모터쇼는 주도권을 내준 격이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는 아예 디트로이트를 건너뛰고 CES만 참가한다. CES에서 100% 전기 동력 미니밴 ’퍼시피카 EV‘를 공개한다고 밝히는 등 모터쇼 측은 굴욕적인 상황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도 디트로이트에서 ‘미래 이동 수단’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지만, 이보다 앞서 CES에서 같은 내용으로 연설을 한다.

신차 공개도 확 줄었다. 상대적으로 화제성 있는 자율주행차나 IT 기술 시연 등은 CES에서 먼저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아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고성능 스포츠 세단 ‘CK’를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다. CK는 기아차 라인업 중 가장 빠른 모델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5.1초에 불과하다.

BMW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 ‘5시리즈 7세대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이 차는 내년 2월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도요타는 ‘신형 캠리’, 렉서스는 주력 세단 ‘LS 5세대 모델’을 내놓는다. CES에선 화제성 있는 기술과 차를 공개한 뒤 디트로이트에선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차를 공개하는 분위기다.

대신 모터쇼 주최 측은 구글, IBM, 지멘스 등 50여 개 IT 기업들을 초청했다. 올해 처음으로 부속 전시회인 ‘오토모빌리-D(Automobili-D)’를 열고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이동수단과 관련된 기술 전시와 세미나를 개최한다. 모터쇼 기조 연설로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의 존 크래프칙 CEO가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제 110년 전통의 모터쇼도 자동차만 고집해선 생존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동차와 IT 기술의 융합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자동차 업계 이슈 주도권이 상당부분 CES로 넘어갔다”며 “이에 모터쇼도 IT 업체들을 끌어들여 규모와 화제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업계 내 위상이 축소된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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