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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플레의 저주에 ‘외출없는 사회’ 전락한 日…인구ㆍ소비ㆍ외출절벽에 갇혔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경기난은 일본을 ‘외출없는 사회’로 전락시켰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취임 4년 차를 맞이해 “디플레이션 탈피에 성공했다”며 자찬했지만, 정작 국민들은 지갑을 닫고 있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7일 일본 전국민의 교통수단 및 교통 이용 현황을 토대로 일일 외출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일과 휴일 외출비율이 각각 80.9%와 59.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토교통성이 집계를 시작한 1987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사람 당 평일 평균 이동 횟수도 2010년 2.44회에서 2.17로, 휴일 평균 이동횟수는 2.08회에서 1.68회로 줄었다.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20대 일본인들의 외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성은 20대 휴일 외출횟수가 1일 1.43회에 그쳤다고 전했다. 살림이 팍팍해지다보니 쇼핑이나 식사 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외출하는 경우가 급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일 일본 백화점협회가 발표한 11월 일본 전국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백화점 협회는 “지난해 매출이 증가한 것은 방일 외국인의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내수 분위기만 따졌을 때 백화점 시장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은둔’ 생활을 즐기는 20대들의 성향은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본 민간 여론조사업체인 라쿠텐 리서치가 전국 20~6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30% 이상의 20~30대 남성이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혼자’ 보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일본 재경 신문은 청년 소득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데다 주거마련 및 노후자금 부담으로 소비폭이 줄면서 청년들의 외출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쓰비시 종합 연구소의 아베 준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경기침체에 고령화로 인한 노인 복지비ㆍ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미래가 불안한 20대, 30대가 늘고 있다”며 “임금 상승이 불안한 심리를 불식시킬 만큼 강력하지 않아 소비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마트폰 외에 20대를 겨냥한 소비재의 판매량 모두 급감한 상황”이라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20~30대들 사이에서는 저축을 잘하는 사람을 ‘쿨’한 사람으로 보는 풍조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성은 노인 인구가 증가한 것도 전체적인 외출 횟수를 감소시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 70대 이상 노인의 외출 횟수는 1.60를 밑돌았다.

한편, 지난 11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 대비 구인 비율)은 1.41배로 2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도요케이자이(東洋經濟)신문은 한 사람당 취업가능한 일자리가 늘었다고 해도 주거문제와 의료보험 문제 등 경제적 부담이 사라지지 않아 일본 청년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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