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B매출 전체의 20%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매출 20~30%가 PB에서
-편의점은 틈새시장 노린 PB로 각광
-亞 PB성장세 봤을때 앞으로 국내시장 전망 밝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둔 자체상품(PBㆍPrivate Brand)에게 더이상 ‘싸구려’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 그보다는 ‘미래’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하다.
국내에 PB상품이 선보인 것은 지난 1965년. 신세계백화점의 ‘PB 입체 와이셔츠’가 국내 처음이었다. 그리고 51년,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PB제품의 위상은 높아졌다. 기존에는 단순히 ‘값만 싼 제품’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현재는 유통업계 매출에서 지대한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PB의 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PB제품들이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노브랜드’와 ‘피코크’로 PB성장 견인하는 이마트=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업계 1위 이마트에서 PB브랜드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 이마트 매출액의 약 20%에 해당한다. 이중 식품전문브랜드 피코크(Peacock)는 1750억원, 노브랜드(Nobrand)는 1660억원에 달했다. 각 브랜드가 취급하는 물품만도 약 1000여종에 달한다.
특히 피코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브랜드로 유명세를 탔다. 정 부회장이 신제품 출시마다 직접 맛을 보고 부족한 부분을 코칭한다. 최근 성수동 이마트 본점에 ‘비밀연구소’라는 식품 연구소가 출범했는데 피코크 제품을 연구하고 생산하기 위한 공간이다.
피코크 제품군 중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은 디저트 제품인 ‘피코크 티라미수 케이크’, 2위는 ‘피코크 육개장’이다. 이마트는 조선호텔, 신세계 푸드 등 여러 관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소기업과 협력해 순희네 빈대떡, 홍대 초마짬뽕, 조선호텔 김치와 같은 상품도 선보였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뜨겁게 추격중=홈플러스는 전체 취급 상품 비중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테스코(TESCO)가 모기업이었다. 이에 테스코가 출시한 다양한 PB상품을 국내에 선보여 왔다. 최근 테스코와 이별 후 상품의 가지수를 대폭 줄였지만, 아직도 1만3000여종에 달하는 PB가 신선식품, 가공식품과 가전제품군에서 판매되고 있다. 매출비중은 전체의 약 20~30%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제품은 1인 간편식 PB인 싱글즈 프라이드(Single’s Pride)다. 이 제품은 한우 사골곰탕, 바베큐폭립, 도가니탕을 포함한 100여종의 다양한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 2011년을 이래로 PB상품 판매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취급하는 품목은 1만3200여개로 롯데마트 전체 매출의 27%가 PB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때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통큰치킨’은 현재 ‘통큰 김치’, ‘통큰 아몬드’, ‘통큰 블록’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프리미엄 PB브랜드를 취급하는 ‘PRIME L(프라임엘)’도 인기 속에 판매중이다.
▶‘틈새시장’ 노리는 편의점 PB=편의점 PB제품들은 기존 브랜드가 ‘선보이지 않았던’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GS25는 이전에 없던 옥수수맛 우유라는 콘셉트의 ‘미니언즈 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케이스는 계절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변경된다. 최근에는 크리스마스 기간을 맞아 산타 복장을 한 미니언즈 캐릭터를 용기에 프린트했다.
CU는 기존 NB상품에서 용량에 변화를 준 상품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CU가 출시한 CU빅요구르트는 기존 요쿠르트에서 4.5배 커진 제품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상반기 아이스요구르트ㆍ요구르트젤리로 재미를 봤다. ‘PB 아이스요구르트’는 여름철 간식으로 요구르트를 얼려먹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세븐일레븐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상품이다. 지난 5월20일 첫 출시 이후 일 평균 2만5000개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 ‘PB 요구르트젤리’도 반응이 뜨겁다. 두 제품 모두 이전에 선보인 적이 없는 콘셉트다. ▶PB시장 앞으로 얼마나 커질까=현재 유럽과 미국의 선진국에서는 PB제품의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만큼 한국에서도 PB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유통업체 마크 앤 스펜서의 PB매출 비중은 100%, 독일 알디 역시 90% 이상의 매출을 PB상품을 통해 올리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시장을 견인하는 브랜드로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미국에서 코스트코와 함께 성장한 단일 PB브랜드인 커클랜드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인데, 브랜드 가치는 80%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PB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비중이 작은 편”이라며 “국내 PB시장은 해가 지날수록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