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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은 지독한 우연…‘인간’의 미래는
연극 인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서 개막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인간이 새끼를 낳으면 손가락으로 꾹 눌러 죽여버릴꺼야” “죽이지 말고 나한테 주라”

사실은 지독한 우연이다. 조금 전까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인 화장품 연구원 라울과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가 ‘인류는 이 우주에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를 놓고 격렬한 토론까지 벌렸건만, 그들 둘의 생존은 이렇게 우연하게 결정된다. 유리병안에 갖힌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얼마나 지독하게 고민했나 하는 것과 상관없이 말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 ‘인간’이 6년만에 한국관객을 다시 만난다.

6년만에 무대로 돌아온 ‘인간’은 지난 공연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친절하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문삼화 연출은 토론장면에 집중했다고 2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그는“원작은 사변적이고 말이 많다. 유럽의 토론문화가 반영됐는데 이를 한국화 하는데 어려움이 컸다”며 “재판장면이 작품의 핵심인데, 표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번 ‘인간’은 원작의 설정을 최대한 살렸다. 지구가 멸망하게 된 원인은 파키스탄과 인도의 핵 전쟁 때문이라는 설정은 최근의 국제 정세에서 보기엔 약간 동떨어진 느낌을 받는다. 문삼화 연출은 “핵전쟁 원인을 북한의 핵도발로 바꿀 수도 있었으나, 인도-파키스탄 처럼 우리와는 상관 없는 듯한 먼 나라 이야기를 고수했다”며 “사실 정치는 어디나 다 비슷하다. 착한 사람은 착한 일 하느라 바쁘고…한국정치 지형도 예외는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번 공연은 드라마 제작사인 (주)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에서 공연사업본부를 신설해 선보이는 첫번째 연극 작품이다.

동물실험을 하는 고지식하고 소심한 연구원 라울은 고명환, 오용, 박광현, 전병욱이 맡았다. 다혈질적이고 매력적인 서커스단의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 역엔 안유진, 김나미, 스테파니가 캐스팅됐다.

연극배우 전병욱은 초연맴버로 2010년 충무아트홀에서 아시아최초 라이선스 공연당시에도 무대에 섰다. 박광현과 스테파니는 연극무대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3월 5일까지. 티켓은 3만4000원~4만9000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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