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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의 끝나지 않은 ‘위작 논란’ 김환기 단색화 열풍 ‘최고가 경신’
-2016 미술계 돌아보니


올해 미술계는 ‘위작 논란’과 한국 미술품 ‘최고가 경신’이라는 두 기둥으로 수렴된다.

고(故)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와 이우환 화백의 작품이 위작 논란에 시달리면서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미술계에는 큰 파장이 일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검찰이 ‘진품이 맞다’는 결론을 내면서 25년간 이어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듯 했으나, 천 화백의 유족이 이같은 검찰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히면서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이우환 화백은 “내 작품이 맞다”며 위작 의혹을 일축했으나, 잇달아 위조범 일당이 검거되면서 한해 내내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이 가운데 김환기 화백은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5개월 사이 경신하면서 ‘김환기 시대’를 알리는 동시에 한국 미술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끝나지 않은 위작 논란=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고 천경자 화백과 이우환 화백의 그림은 올해 위작논란의 중심에 섰다.

19일 검찰은 8개월간의 조사 끝에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천 화백 유족측으로부터 사자명예훼손,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당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등 5명에 대해 모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62)씨는 “검찰이 형평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발표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변호하는 배금자 변호사는 항고, 재정신청과 동시에 대한민국 정부와 관련 개인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검찰 발표 후 반박문을 내고 “국제적인 과학감정전문기관인 프랑스의 뤼미에르 광학 연구소가 한 달에 걸친 검증 끝에 수학, 물리학, 광학적 데이터로 도출해낸 명백한 위작판명 결과를 대한민국 검찰이 부정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한 이우환 화백의 위작 논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6월 시작된 이우환 위작수사는 지난 4월 위조 총책을 검거하며 급물살을 탔다. 문제는 이우환 화백이 위작 논란에 휩쓸린 작품을 “모두 내 작품이 맞다”고 주장한 것에 있다. 이 화백의 주장과 달리 최근 경찰은 또다른 위조범일당 10명을 검거해 파장이 커졌다. 위조화가, 유통책으로 구성된 위조범일당은 캔버스에 각목을 대고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이 화백의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시리즈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색화 열풍에 최고가 경신=그런가하면 경매시장에서는 한국미술품 최고가가 불과 5개월만에 경신되기도 했다. 글로벌 미술시장의 미니멀리즘 선호 현상에 더해 한국의 ‘단색화’가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세계시장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1월 27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는 김환기의 노란색 전면점화 작품인 ‘12-V-70 #172’<사진>가 63억2626만원(4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면서 한국 미술품 최고가 시록을 새로썼다. 이로써 한국 미술품 경매가 상위 1~5위는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졌다. 김환기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는 평가다. 미술계에선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 한국화가들의 국제적 재평가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서보, 정상화 등 다른 단색화 작가들 작품도 꾸준한 인기다. 동시에, 단색화 이후의 한국미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작가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면서 대다수 한국 작품은 상대적으로 더 소외됐다는 평가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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