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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오바마’처럼 새치가 난다
[헤럴드경제]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처럼 털에서 새치가 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개의 새치가 불안감과 충동의 지표일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를 2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생후 4년 미만의 개 400마리의 새치 변화를 연구해 그 결과를 응용동물행동과학 12월호에 실었다.


생후 4년까지는 보통 새치가 나지 않기에 실험 대상 개의 연령 기준이 됐다고 한다.

연구를 이끈 사람은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경찰견 훈련 센터를 운영하는 동물 행동주의자 캐밀 킹.

그는 수년간 충동적이며 불안감을 느끼는 개의 몸에서 새치가 자란 것을 관찰해 이를 저명한 동물 과학자인 콜로라도 주립대 템플 그랜딘 교수에게 알렸다.

CNN방송이 소개한 이들의 연구 계기가 재미있다.

그랜딘 교수는 “킹의 얘기를 듣고 가장 먼저 미국 대통령을 떠올렸다”면서 “대통령이 어떻게 늙어가며 그들의 머리가 어떻게 하얗게 세는지에 관한 호기심에서 킹에게 연구를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8월 55번째 생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쩍 는 흰머리가 최근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기도 하나 직무상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킹의 연구팀은 각각의 개를 대상으로 사진 두 장씩 찍은 뒤 개 주인들에게 반려견의 불안, 충동 행동 질문을 포함한 21개의 설문을 작성해달라고 했다.

개의 불안 행동은 혼자 집에 있을 때 칭얼대거나 짖는 것, 사람들 사이에서 몸을 웅크리는 것 등을 포함한다. 충동 행동은 사람에게 달려드는 것, 산책 때 목에 묶인 끈을 과도하게 세게 흔들어대는 것 등을 아우른다.

연구팀은 그런 다음에 개의 주둥이와 코 주변을 찍은 사진에서 보인 새치 정도와 개 주인의 설문조사 내용을 비교했다.

새치가 없으면 0, 코에만 새치가 났다면 1, 주둥이와 코 주변 사이 절반쯤이 흰색으로 변했다면 2, 주둥이와 코 주변이 완전히 하얗게 셌다면 3으로 평가했다.

그랬더니 개 주인의 설문에서 불안과 충동 정도가 심한 개일수록 새치가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노던 일리노이대학 토머스 스미스 교수는 “불안 또는 충동을 느끼는 개의 털이 일찍 하얗게 셀 확률은 40∼65%였다”면서 “애초 이런 가설을 믿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랜딘 교수는 인간과 개 외에도 다른 포유류에서도 스트레스와 새치의 연관성을 볼 수도 있다며 이에 관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대학 개 노화 전문가인 맷 캐벌레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또 다른 방식에서 개와 사람의 유사성, 특히 환경에서 스트레스 경험에 반응하는 방식에서의 유사성을 보여준다”면서도 “털이 하얗게 세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으므로 스트레스가 새치를 유발했다고만 이해해선 안 된다”고 평했다.

어린 개의 새치 형성에 유전학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 개는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도 앞으로 규명돼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개 스트레스 원인은 홀로 집에 있을 때라면서 개의 몸에서 새치를 발견하면 당장 수의사 또는 동물 행동학자를 만나 대책을 논의하는 게 좋다고 권유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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