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증가폭 강원 18.9% ‘1위’
서울 토지거래가 3.3㎡당 1568만원
내년 토지보상금 7년래 최대 19兆
부동산 시장 호황과 개발 호재로 전국의 땅값은 꾸준히 올랐다. 내년에는 7년 만에 최대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11ㆍ3 부동산 대책으로 유동자금이 토지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땅값은 1.97% 상승했다. 지난 2008년 같은 기간(3.93%) 이후 8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2010년 11월 이후 71개월 연속 상승세다.
전국의 지가변동률은 개발 호재에 따른 꾸준한 투자수요로 지속 상승했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의 지가변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상승했다. 세종은 3.51%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5개 광역시의 전년 대비 변동률은 부산(3.0%), 대구(2.9%), 대전(2.6%), 광주(1.9%) 순이었다.
제주는 2년 연속 7%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는 7.48%로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투기가 만연했던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면적과 필지 수가 줄었다. 도내 단속으로 투기성 거래가 줄고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정착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가 산출한 서울의 토지 평균 거래가격은 3.3㎡당 1568만원이었다. 지난해보다 179만원 올랐다. 인천은 복합리조트와 제2여객터미널 개발로 지난해보다 26만원 오른 209만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는 작년보다 10만원 오른 36만원에 거래됐다.
용도지역별 필지수 기준으로 집계한 전국 토지거래량은 올해 9월까지 217만 필지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1% 줄었다. 세종(-41.2%), 대구(-30.53%), 광주(-23.15%) 등의 감소폭이 컸다.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와 국책사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강원은 지난해보다 18.92% 급증한 10만5095필지가 거래됐다. 거래량 2위를 기록한 제주(5.6%)의 3배로, 전국 최대 규모다. 특히 제2영동고속도로, 원주~강릉 복선철도,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 등 도로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거래 원인으로는 매매가 가장 높은 비중(67.9%)을 보였다. 뒤이어 분양권 거래와 증여거래 비중이 각각 19.9%, 7.6%였다. 매매는 올해 5월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다가 증여 비중이 늘면서 전월대비 소폭 하락했다. 10월 전국의 주거용 필지 수는 15만2527필지로 아파트(72.4%), 연립ㆍ다세대(18.0%), 단독ㆍ다가구(9.6%)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땅값은 지역의 기반산업과 연관이 컸다. 분양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 올랐고, 지역 경제가 휘청이면 떨어졌다. 경남 거제와 울산 동구가 대표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경남 거제의 토지시장은 조선ㆍ중공업 불황으로 -0.42%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을 품은 울산 동구도 2008년(-0.59%) 이후 8년 만에 0.3% 하락했다. 조선업 터널의 끝이 안보여 이들 지역의 토지시장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토지시장엔 풍부한 유동자금이 풀린다. 토지보상금이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9조원에 달할 예정이어서다. 주택시장의 위축과 분양물량 감소로 안전자산인 토지로 투자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상금의 절반은 서울 수서역세권과 제2판교 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 등 수도권에서 풀린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부동산 개발 정책이 주거복지로 선회하면서 토지보상금 규모가 줄어든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토지보상금 규모는 부동산 시장에 희소식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간 개발이 진행되는 제주, 강원, 부산 등에 투자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