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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 ‘변칙 대신 정공’…초반에 몰아친다
박영수(64ㆍ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수사 개시 순간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을 동시에 겨냥하며 정면승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를 두고 박 특검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시절 보여줬던 일사불란한 수사 방식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법조계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초반부에서 이번 수사의 성패가 갈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박 특검이 첫날 보여줬던 ‘강공 모드’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특검팀 등에 따르면 박 특검은 전날 현판식에서 수사 개시를 선포하는 동시에 전국 10여곳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지휘했다. 현판식에 참석한 박 특검과 특검보 4명, 윤석열 수사팀장을 제외한 특검 수사팀 100여명 전원을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상대에게 빈틈을 주지 않는 박 특검의 수사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던 박 특검은 사무실의 비자금 금고 위치와 비밀번호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압수수색에 들어가는 치밀함을 보인 바 있다.
첫 강제수사 대상으로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를 선택한 것을 두고도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반드시 입증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서도 ‘제3자 뇌물공여’와 ‘배임’등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삼성 측이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과 최 씨 측에 따로 특혜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집중 수사했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특검으로 공을 넘겼다. 특검 수사에서 양측의 불법적인 대가관계 의혹을 규명할 경우 향후 수사가 급물살을 탈 공산이 크다.
반면 박 특검이 수사 상황에 따라 핵심 피의자들의 허를 찌르는 ‘변칙 작전’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대 특검은 준비기간에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다 검찰이 수사하지 않았던 곳을 가장 먼저 공략하는 방식으로 수사 개시를 알린 바 있다.
지난 2008년 삼성비자금 사건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팀은 1월 현판식 이후 나흘 만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개인 집무실로 알려진 서울 한남동 승지원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첫 발을 뗀 바 있다. 승지원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은 사상 처음으로 당시 재계에선 ‘특검이 허를 찔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같은 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수사한 정호영 특검도 기존 검찰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을 첫 타깃으로 삼아 수사에 나선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이 압수수색과 동시에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를 우선 정조준한 부분도 눈에 띈다. 현재 정 씨는 독일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국내 송환 작업과 독일 검찰과의 사법공조 등 수사 장기화를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규철 특검보는 “정 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 착수하고, 신병 확보를 위한 범죄인 인도 청구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 씨 모녀의 독일법인 자금 세탁 혐의를 수사 중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국내 특검 수사에 대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대근ㆍ김현일 기자/bigr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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