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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 ‘대중교통 활성화’ 이제는 환승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17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 방한 외국인들은 맛있고 다양한 음식, 배달 문화, 초고속 인터넷 등 한국의 문화에 대해 신기해하고 놀라워한다. 특히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 서비스에도 놀라움을 숨기지 못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든지 철도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할 수 있다. 2004년 개통한 고속철도는 경부선, 호남선 등 3개 노선에 720km, 수도권 지하철은 11개 노선에 526km가 설치됐다. 대중교통 선진국인 일본과 프랑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버스는 더욱 편리하다. 지역 간 시외ㆍ고속버스 1만여대와 광역버스를 포함한 시내버스 3만5000여대가 운행하고 있다. 또 마을버스 1000여개 노선이 도시철도 및 시내버스와 연계되면서 우리나라 대도시권의 대중교통노선은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돼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중교통은 계속 확대되고 발전하고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여전히 불편을 느끼는 점이 있다. 바로 교통수단간 연계ㆍ환승이다. 우리나라에는 지하철, 철도역, 버스터미널, 공항 등 주요 대중교통 결절점이 1000여개소가 존재하는데, 평균 환승거리는 KTX역 기준으로 285m이다. 이는 미국 뉴욕의 펜역 29m, 독일 베를린의 중앙역 136m, 일본 후쿠오카역 156m 등 선진국에 비해 길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은 개인 교통수단보다 훨씬 저렴하고 정확하지만, 대기시간과 환승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다. 승용차는 이른바 ‘도어 투 도어’서비스가 가능해 연계ㆍ환승체계가 필요하지 않지만, 대중교통은 그 특성상 모든 사람에게 한 번의 이동을 통한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대중교통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주변에 산재돼 연계ㆍ환승체계가 효율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수직 이동시 계단만 설치된 경우가 많아 교통약자는 물론 일반인도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효율적인 연계ㆍ환승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대중교통의 연계ㆍ환승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대도시권에서는 교통수요관리 차원에서 주요 교통축별로 연계ㆍ환승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제1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기본계획이 수립된 2007년 이후 정부는 구파발역, 장암역, 도봉산역, 개화역, 부산역, 송내역에 광역 환승시설을 건설했으며, 현재는 수원역, 오산역에도 환승센터를 건설 중에 있다.

또 공항, 고속철도역, 버스터미널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대중교통 결절점에 대해서는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5일에 개장한 동대구역 광역복합환승센터는 4개의 고속버스터미널과 2개의 시외버스터미널을 하나로 통합해 철도, 도시철도 및 시내버스 간 환승이 가능하게 됐다. 전국적으로 삼성역, 사당역, 유성터미널, 광주송정역, 울산역, 제주공항 등 다양한 지점이 복합환승센터로 구축되거나 검토되고 있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은 교통수단 간의 원활한 연계ㆍ환승을 위한 환승시설과 상업ㆍ업무 등 사회경제적 활동을 위한 부대시설의 상호연계가 필요하므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는 금년 7월 제2차 복합환승센터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개발계획 수립지침을 제정하는 등 관련 제도와 계획을 정비했다. 또 민간과 협력을 위해 복합환승센터의 향후 정책방향과 사례를 소개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설명회’를 지난 14일 열었다.

다양한 형태의 환승시설을 정비하고 마련하는 것은 빠르고 효율적인 대중교통체계 구축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내용이다. 이를 통해 대중교통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동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불편함 때문에 대중교통의 이용을 주저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이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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