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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더 아픈 학교 밖 청소년①]학교 밖 청소년은 모두 문제아?…편견에 멍든다
-성인 500명 대상 이미지 설문…65.9%가 ‘비행형ㆍ무업형’으로 인식

-실제는 학업형 51%, 직업형 32%…그릇된 편견이 청소년에 악영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김미나(18ㆍ가명) 양은 디자이너의 꿈을 위해 학교를 그만둔 ‘학교 밖 청소년’이다. 그는 최근 관련 프로그램 공부를 하며 검정고시도 틈틈이 준비 중이다. 김 양은 “또래보다 꿈에 한 발짝 먼저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자퇴에 대한 후회는 없다”면서도 “자퇴생이란 사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선입견이 힘들 따름”이라고 하소연 했다.

자기 주도형 학습을 하거나 직업을 갖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학교에서의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성인의 10명 중 6명꼴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비행을 저지르거나 꿈도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의료봉사단체 열린의사회는 ‘당신이 생각하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이미지’라는 주제로 최근 일반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온ㆍ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결과 응답자의 35.4%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술, 담배를 즐기는 가출 청소년-비행형’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뒹굴뒹굴 게임 TV 무한 반복-무업형’이 30.5%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이미지로 ‘생계를 위해 꿈을 위해 열일 중-직업형’과 ‘검정고시, 대입 준비 등 열공 모드-학업형’을 꼽은 비율은 각각 16.1%, 13.1%로 낮게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회사원 김민정(41ㆍ여) 씨는 “학교 밖 청소년이란 단어 자체가 생소하며, (자퇴생이란) 단어를 들으면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실제 학교 밖 청소년들의 모습과는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학업중단 청소년 패널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 Ⅲ’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의 활동 경로는 학업형이 51%로 절반이 넘었고, 직업형이 32%로 그 뒤를 따랐다. 이어 무업형(11%), 비행형(6%), 은둔형으로 조사됐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문제아’, ‘비행 청소년’, ‘사회 낙오자’라고 보는 사회 일반적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결과인 것이다.

실제로 열린의사회가 운영 중인 모바일 학교 밖 청소년 심리 상담ㆍ치료 및 진로교육 사업 ‘솔직쌤’에 상담을 요청하는 학교 밖 청소년 들의 고민을 살펴보면, 학업 또는 꿈에 관련된 내용이 75%를 넘는다.

이 같은 편견은 실제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청소년학회 학회지인 ‘청소년학연구’에 실린 ‘학교 밖 청소년의 사회적 낙인이 심리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는 사회적 낙인이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기개념 발달을 저해해 심리적 열등감을 갖게 하고,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한 거짓된 모습을 만든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사회적 낙인이 심한 청소년일수록 사회에 적응하는 수준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윤 열린의사회 상담실장은 “학교 안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 또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학교를 자퇴한 청소년 상당수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만큼 문제아라는 낙인보다 편견없는 따뜻한 시선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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