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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船) 위의 솥, 옛날 선상 셰프들의 유일한 쿠킹 도구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많은 것들이 육지 보다 훨씬 불편할 수 밖에 없는 바다위에서, 뱃사람들은 어떻게 음식을 조리했을까.

‘불(火)’의 세기와 열기-식재료 간 접촉면 등을 중시하는 셰프들에게 솥은 핵심적인 쿠킹 도구이다. 육지에서는 솥 외에도 보다 다양한 쿠킹 기술을 이용할 수 있지만,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옛날 선상 셰프들이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은 솥을 다루는 것이 거의 유일했다.

솥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조리 용기로, 특히 쇠로 만든 쇠솥은 삼국 시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고려 시대부터는 일상화된다. 쇳물을 부어 만드는 솥은 특성상 당대에는 귀한 생활용품으로 취급됐다.



고려시대 항해 중에 쓰던 솥은 다리가 셋 달린 솥(鐵鼎:철정)과 다리가 없는 솥(鐵釜:청부)이다. 철정은 오늘날의 냄비와 같은 용도로 쓰이고, 철정은 시루와 함께 밥을 찌거나 많은 양의 국이나 죽을 요리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솥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되고 깨지므로 1000년 안팎 오래된 솥이 육지에서 출토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바다에서 발굴된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 배에서는 적게는 2점, 많게는 10점 이상의 솥들이 발견되면서 지금까지 30점이나 넘게 인양됐다.

침몰선 한켠에서 발견된 솥은 선상 식생활을 추정하는 거의 유일한 문화재들이다. 인양된 솥을 통해 당시 배 위에서 어떤 쿠킹문화, 음식문화가 있었는지를 추정해보는 흥미로운 테마전시회가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신안선 발굴 40주년을 기념해 ‘솥, 선상(船上)의 셰프’ 테마전을 20일부터 2017년 1월 22일까지 전남 목포시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시대별로 솥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배에서는 어떤 상태로 출수되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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