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최상위기종 P9 하루판매량 50~60대

- 2~3년전 프리미엄폰 사양에 기본품질 논란 불거져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세계 스마트폰 3위업체인 중국의 화웨이가 처음 도전했던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참패했다. 고가폰을 앞세웠지만 삼성ㆍLG전자가 2~3년전에 내놓았던 스마트폰 수준에 불과하고 기본품질 논란마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것이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화웨이가 LG유플러스를 통해 단독출시한 P9 시리즈의 하루 평균 개통량이 약 50~6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도 1000대를 턱걸이한 것으로 알려져 고가폰 시장에서 사실상 완패했다. 얼마전 화웨이가 내놓은 중저가폰 비와이(Be Y)폰과 H폰이 하루평균 300~500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치다. 화웨이폰을 적극적으로 들여온 LG유플러스도 연이은 실패에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늬만 프리미엄폰’ 화웨이 P9  참패… 2~3년전 삼성ㆍLG폰 사양

주된 패인은 두어 가지다. 우선 사양논란이다. P9은 화웨이가 보유한 최상위 기종이지만 막상 사양을 살펴보면 몇년전 나온 고가폰과 비슷하다.

프리미엄폰 사양은 디스플레이, 카메라, 메모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에서 판가름난다. 화질을 결정짓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P9은 풀HD를 적용했다. 이는 삼성ㆍLG전자가 2~3년전 각각 갤럭시S4와 G3에 탑재했던 사양이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7과 G5 등 프리미엄폰은 HD화질보다 4배 선명한 ‘쿼드HD’를 적용했다.

카메라의 조리개값도 국내 중저가폰보다 떨어진다. 조리개값은 카메라 화소수가 상향평준화되면서 사진 촬영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P9은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조리개값은 F2.2다. 삼성전자의 30만원대 보급형폰 갤럭시온7의 F1.9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카메라 셔터 속도가 빨라 선명한 사진을 흔들림없이 찍는 것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에서도 뒤처진다. P9에는 화웨이가 자체개발한 기린95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는 1~2년전 갤럭시S5와 G4에 적용했던 퀄컴의 스냅드래곤 808과 비슷한 성능이란 평이다. LG전자 고가폰 V20에 스냅드래곤 820이 적용된 것과 비교하면 한세대 뒤처져 연산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메모리 용량도 적다. P9은 3GB 메모리를 탑재했다. 삼성ㆍLG전자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를 감안해 고가폰에 4GB를 적용했다. 이에 여러가지 앱을 동시 구동하면 처리능력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나온다.

기본품질 논란도 거세다. 최근 P9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통화가 잘 안된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사양 대비 높은 가격도 논란거리다. 앞서 화웨이와 LG유플러스는 출시 8개월 지난 P9을 국내시장에 선보이면서 출고가 50만~60만원대를 책정한 바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기본품질과 사양논란, 중국폰에 대한 ‘차이나 디스카운트’ 등이 맞물리면서 중저가폰에 이어 고가폰시장에서도 외면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