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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인들 뻔뻔함에 癌걸릴 지경”…시민들‘집단 스트레스’호소
TV 생중계 지켜보던 시민들

모르쇠 일관 증인에 분노감


지난 6일부터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의혹을 밝히기 위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가 열리고 있지만, 진상 규명이라는 본래 목적과 달리 뻔뻔한 증인들의 태도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답답한 청문회가 계속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스트레스 장애 증상까지 호소했다.

특히 지난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4차 청문회에는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해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청문회에 나선 국회의원들은 최 씨의 국정농단 혐의와 함께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승마훈련 특혜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지난 6일부터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의혹을 밝히기 위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가 열리고 있지만, 답답한 청문회가 계속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스트레스 장애 증상까지 호소했다. [헤럴드경제DB]

그러나 최 전 총장을 비롯한 청문회 증인들은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만, 부정 입학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특히 정 씨에 대한 대입ㆍ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일부 증인들은 아예 청문회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까지 국회의 요구에도 청문회에 불출석한 증인은 33명에 달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최 씨 일가와 ‘문고리 3인방’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빠졌다.

이날 청문회 생중계를 지켜본 시민들은 “증인들의 뻔뻔함에 울화통이 터진다”며 “최 씨와 정권에 의해 국가가 농락되는 모습에 허탈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박정환(35) 씨는 “최순실 게이트로 국격이 바닥까지 떨어진 것도 모자라 주역들이 청문회에서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국민을 이렇게까지 무시할 수 있느냐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아 암이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졸업생이라는 이루미(29) 씨도 “모든 의혹을 부정하는 증인들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더 우울해졌다”며 “우리 사회가 이 정도로 양심이 결여됐는지 다시 묻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시민단체들도 뻔뻔한 증인들의 태도를 일제히 비난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대학교 총장이라는 사람이 사회적 물의를 잇따라 일으키고 사회에 심각한 충격을 줬음에도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실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하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그는 “최 전 총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들은 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증인들의 뻔뻔한 태도에 두통이나 우울감, 복통 등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다. 직장인 이지은(31) 씨는 “입시비리 의혹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며 예전 생각이 나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속보로 나오는 증인들의 발언을 보면 머리까지 아파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순실 게이트’가 몰고온 사회적 파장에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온갖 의혹과 정보가 쏟아지며 시민들이 과잉정보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은 청문회로 답답했던 의혹들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더 답답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스트레스 장애 증상까지 호소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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