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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의 획일화·생태계 붕괴…식당의 메뉴는 지속가능한가?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에 있는 블루 힐 레스토랑에는 메뉴가 없다. 대신 손님에게 재료의 목록을 보여준다. 콩과 귀한 품종의 양상추, 양고기 등 단지 가능한 요리의 윤곽만 제시한다. 손님은 오븐에 구운 양고기 6인분, 양 뇌와 배 2인분 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재료의 목록만 제시한다는 것은 곧 농부가 메뉴를 결정한다는 의미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위대한 요리사’, ‘미국 최고의 요리사’로 꼽히는 댄 바버는 이 레스토랑의 요리사로, 그의 ‘팜 투 테이블(farm-to-table)’은 농장과 식문화를 살리는 대안의 로컬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버가 10년동안 전 세계의 농업 공동체를 체험하고 쓴 ‘제3의 식탁’은 우리의 먹거리에 대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관점을 펼쳐 보인다. 즉 ‘제1의 식탁’이 커다란 고기 한 덩이와 몇 가지 채소를 곁들인 전통적인 육류 위주의 전형적인 식탁이라면, ‘제2의 식탁’은 유기농 육류와 지역에서 재배된 야채를 이용해 차려진 최근의 로컬 운동에서 비롯된 식탁이다. 여전히 생태의 균형을 흔들며 영앙가 있고 맛있는 음식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는 고민에서 나온 게 ‘제3의 식탁’이다. 야채와 곡물, 육류와 어류가 잘 어우러진 맛있는 식탁의 요체는 지역과 토양이다.우리가 알고 있는 농업과 거의 정반대로 돌아가야 가능한 일이다. 맛있는 당근을 식탁에 올리려면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무기질이 풍부한 건강한 토양이라야 한다. 저자는 “자연이 일하도록 내버려두면, 그 어떤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잃어버린 맛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진 맛의 획일화와 생태계 붕괴 속에서 지속가능한 식단이 어떤 건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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