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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판 최순실 논란 ③] “보육원 탈락은 자업자득”…정유라 연상케 하는 日 ‘비선실세’의 막말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일본에서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벌어지고 있다”

주간 신쵸(週刊 新潮)와 일본 온라인 매체 리테라(Litera)가 사이키 요헤이(斎木 陽平ㆍ24)를 일본판 ‘정유라’ 혹은 ‘최순실’로 지목한 이유는 단순히 재단 특혜의혹 때문만이 아니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큰 반향을 일으켰던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 사태로 곤란을 겪고 있을 때, 사이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보육원 탈락은 자업자득. 투표하지 않은 탓이다”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과거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글을 SNS에 올려 한국 네티즌의 분노를 샀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 논란에 “#보육원 떨어진 건 자업자득”이라며 “청년은 곤란할 때만 목소리를 낸다”라는 글을 SNS에 게시해 논란을 일으킨 사이키 요헤이(斎木 陽平) [사진=사이키 요헤이의 트위터 캡쳐]

당시 한 30대 주부는 아이의 보육원 입소가 좌절되자 블로그에 “아베 총리의 ‘1억 총활약 사회’ 구상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아베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이때 주부는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지만 일본 직장인 주부(워킹맘)들의 공감을 샀다. 이 문제를 두고 아베가 “진실 여부도 알 수 없고, 확인할 길이 없다”라고 말했다가 워킹맘들이 전국적으로 항의 서명운동을 벌였다.

사이키는 이때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부어버렸다. 사이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보육원 떨어진 건 자업자득이다’라는 해쉬태그를 달고 “정치인의 후원회에는 노인들로 가득하다. 거기다가 정치인들에게 매일같이 청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드시 선거에 참가한다. 청년은 곤란할 때만 목소리를 낸다. 다음에 떨어지는 이는 보육에 무관심한 정치인들이다. 이렇게 위협할 각오가 있는건가”라고 적었다. 대기아동 문제를 투표율 문제로 치부해버린 것이다.

네티즌들은 “논리에 맞지 않는 글이다. 보육원에 떨어진 것이랑 투표율이 무슨 상관이냐”라며 분노했다. “자업자득이라고 말하기 전에 정치인을 꿈꾼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이어 사이키의 집안이 아베 총리와 연관됐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배부르게 자란 사람이 뭘 알겠느냐”, “아베 총리의 친족답다”라고 질타했다. 사이키는 이후 “오해를 해 당사자에게 상처를 줬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는 보육원의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고 싶습니다”라고 해명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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