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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군부대 폭발사고 3대 미스터리…모아둔 폭약 왜 병사들 오자 터졌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13일 울산의 한 군부대 훈련장에서 현역 병사 23명이 부상당한 폭발 사고 관련, 군 당국의 설명에도 의문이 끊이지 안고 있다.

14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당 폭발 사고는 13일 오전 11시 47분께 울산시 북구 신현동 53사단 예하 예비군 훈련부대 내 시가지 전투장 모형 중 한 모의건물에서 훈련용 폭음통 폭약이 폭발하며 일어났다.

군 훈련장 폭발 장면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군 수사당국은 해당 부대 탄약반장 A부사관으로부터 “훈련용 폭음통 1500~1600개 안에 있던 화약을 모아 폭발 지점에 보관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군은 A부사관이 지난 여름 소진됐어야 할 부대 훈련용 폭음통이 대량으로 남자 폭음통을 해체해 그 안에 있던 화약을 따로 모아 사고가 발생한 구조물 안에 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A부사관이 왜 화약을 따로 모아 보관했고, 보관된 화약들이 어떤 경위로 폭발했으며, 폭발 시점이 하필 왜 현역 병사 23명이 접근할 때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울산 군부대 폭발사고 3대 미스터리다.

A부사관이 화약을 따로 모아둔 이유는 훈련 당시 미처 사용하지 못한 폭음통을 처분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군 당국은 이 과정에서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단순히 폭음통을 처분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공모자가 있는지, 허위 진술은 아닌지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용 폭음통은 길이 5㎝, 지름 1.5㎝ 크기에 7㎝ 길이의 도화선이 달린 군 훈련용 교보재다. 불을 붙여 던지면 포탄이나 수류탄의 ‘폭음’을 내기 때문에 각종 군 훈련에서 실제 전장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된다.

폭음통 1개에 든 화약은 소량이어서 폭발력이 크지 않지만, 1500여개의 폭음통 화약을 한 곳에 모아둘 경우 상당한 폭발력이 있다고 군 당국은 분석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병사가 “몸이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라고 증언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대 인근 공사장 근로자도 “부대 안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가만히 모아둔 화약이 어떤 경로로 폭발했는지, 그것도 왜 하필 병사들이 근접한 순간 폭발했는지도 미스터리다.

군은 사고 장소에 보관된 화약이 발화된 원인에 대해 “뭔가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도 “어떤 점화원에 의한 것인지는 좀 더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자연 상태에서 아주 미세한 자극에 의해 화약이 폭발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실제 점화원이 무엇이고 어떻게 폭발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군은 “(폭발 당시 사고 현장에)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사고 후 현장 감식에서 화학물질 성분이 검출돼 아직 파악되지 않은 화인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은 의문은 왜 병사들이 사고 장소에 근접하는 시점에 터졌느냐다.

당시 병사들은 낙엽 청소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던 길에 사고 장소 옆을 지나고 있었다. 이들이 사고 장소에 다가갈 때 폭발물이 터진 것이 단순한 우연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도 군 수사당국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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