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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유국 배신의 역사’…15년 만의 감산합의 지켜질까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석유수출기구(OPEC) 비회원 산유국들이 15년 만에 OPEC 감산 합의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실행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OPEC은 수차례 생산량 조절을 시도했지만 내부 무임승차자에 의한 합의 파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82년 이후 OPEC이 17차례 생산량 조절했지만 감산 목표 달성률은 평균 60%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OPEC 비회원 산유국 11개국이 OPEC의 감산 합의에 이어 일일 55만 8000 배럴을 줄이겠다면서 이뤄진 감산합의가 실제로 이행될 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전 석유장관은 이번달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불행히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며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다. 모두가 협조해 감산하면 균형이 유지될 수 있지만, 향후 움직임을 주시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OPEC 비회원 산유국들은 감산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어느 나라가 얼마나 감산하거나 합의된 사항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실시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원유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산유국가 기관들의 투명성을 우려했다. OPEC이 공표하는 데이터는 OPEC 기관이 발표하는 집계값과 회원국이 직접 신고하는 집계값으로 나뉜다. 때문에 산유국이 생산량을 조작하거나 생산쿼터를 초과한 사실을 숨길 경우,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이에 최근 석유회사와 세계 각국의 트레이딩 기관들이 유조선 적재량과 송유관 수송량으로 생산량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OPEC 역시 이를 인지해 각 국가들의 합의 준수여부를 감시하는 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지난 주 WSJ에 “합동 각료위원회의를 설치해 비엔나 합의를 검증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월 인도분 가격은 아시아 시장 개장 직후인 12일 오전 8시 14분(한국시간) 배럴당 54.51달러를 기록했다.전 거래일인 9일 종가 대비 5.84% 급등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사우디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은 11월 30일 감산 세부사항을 확정했지만, 협상기간동안 회원국들은 원유 생산량을 증가해왔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11월 산유량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사우디는 하루 평균 107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10월 생산량보다 10만 배럴 늘어난 것이다.

사우디 투자사인 자드와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거 사례를 볼때 OPEC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은 가능성은 여전하다”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지난 1985년 OPEC 회원국이 감산량을 지키지 않자 ‘가격조정자’(swing-producer)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보복적인 증산을 단행했다. 그 결과 유가는 폭락했다.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전 OPEC 사무총장은 산유국들이지난 2년 간의 유가 침체를 경험한 만큼 감산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유가 상승을 원한다면 감산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며 “상황이 매우 어려우면 모두가 이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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