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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이훈 코트라]중미 진출의 열쇠, 중미 북부 트라이앵글
‘세계 최고의 피살율’과 ‘마약 범죄자들의 소굴’이라는 부정적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나라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 이미지와 달리, 한국과 비슷한 면이 많아 친숙한 곳이 바로 과테말라다. 과테말라 현지인들 대다수는 한국산 자동차로 출퇴근하고, 한국 제조사의 휴대폰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한국산 브랜드가 새겨진 TV와 냉장고를 사용한다. 먼 나라임에도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과거 과테말라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와 함께 ‘중미 북부 트라이앵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미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임가공업이 발달했으며, 과거 80~90년대 한국 의류업체들이 대미 수출기지로 활용해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왔다. 과거 봉제업 전성기에는 원사, 편직물 위주였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자동차ㆍ철강ㆍ타이어 수출이 급증했고, 최근에는 소득수준 향상으로 식음료ㆍ소비재로까지 수출품목이 다변화했다.

이번 중미시장 개방을 통해 우리나라가 적극 활용해야 할 기회가 있다. 첫째는,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의 통합시장이다. 2016년 5월, 과테말라와 온두라스가 중남미 최초로 양국 관세동맹에 합의하면서 중남미의 영원한 숙원과제였던 경제통합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이라는 마지막 단계가 남았지만, 이번 공동시장의 탄생은 중남미 역내 교역방식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의 공격적인 기업가 성향이다. 중미 지역 기업가들은 자국에 국한하지 않고 중미시장 전체를 보고 사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성공적인 중미시장 진출을 위해 ‘통합시장’을 통해 새로운 가치창출을 모색하는 중미시장의 분위기를 이해하고, 기업가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물론 중미시장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죽지세로 시장을 점령해가는 중국자본, 상품들과 무한경쟁을 해야 하며,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대미 의존도가 높은 중미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6일 한-중미 FTA 타결 발표 시, 과테말라가 일부 분야에 대해 추가협상을 예고한 사실도 아쉬운 대목이다. 자국 산업계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중미 FTA는 주력 수출품목이 상호보완적인 만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경제협력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미는 작은 국토에 자원마저 찾아보기 힘든 척박한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미 곳곳에서 자리 잡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중미 북부 트라이앵글의 하나이자 중미의 가장 작은 나라인 엘살바도르 자본으로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다. 중미 북부 트라이앵글을 중미 진출의 첫 번째 관문으로 우리 기업들이 활용해야 할 이유다. 1년 5개월에 걸친 한-중미 FTA 협상이 타결되고 이제 국내 의견 수렴과 정식서명만을 남겨놓고 있다. 주요 수출시장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지금, 한-중미 FTA 타결이 우리 산업계 특히 해외 틈새시장을 찾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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