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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박·비박·탈당 ‘세 갈래길’…與 ‘분당’ 넘어 ‘분해’ 수순
“배신자 축출” “부역자 청산”
친박·비박 당권투쟁 가열속
탈당파 ‘보수 혁신’ 이미지 쌓기


새누리당이 ‘분당’을 넘어 ‘분해’ 수순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폭풍이다.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가 각각 ‘배신자 축출’, ‘부역자 청산’을 외치며 당권 투쟁에 나선 가운데, 탈당파는 양측을 모두 겨냥하며 ‘보수 유일 혁신세력’ 이미지 쌓기에 나섰다. 비박계가 탈당파와의 규합 가능성을 아직 내려놓지는 않았지만, 대립이 격화할 경우 새누리당이 친박당ㆍ비박당ㆍ탈당파 신당 등 세 갈래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계파 전선은 박 대통령의 탄핵 이전보다 한층 복잡해졌다. 흠결 없이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구심점(유력 대선주자)이 없을뿐더러,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죽여야 하는 ‘베타적 생존전략’이 유일한 선택지가 됐기 때문이다. 친박계는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끝날 때까지 박 대통령을 호위하며 버텨야 활로가 열리고, 비박계는 하루라도 빨리 친박 핵심을 당 밖으로 내쳐야 민심의 분노를 피할 수 있다. 탈당파는 양측과의 선 긋기를 통한 ‘선명성 부각’을 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최홍재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넥타이를 만져주고 있다. 김 전 대표 뒤는 권성동 의원.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문제는 이들의 구호 사이에 통합을 부를 만한 교집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비박계 주도 비상시국위원회 간사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계가)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통합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반(反)혁신 반통합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겉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국민이 납득하겠나. 끝까지 당권을 쥐고 있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했다.

탄핵안 반대자로 추정되는 친박계 의원 50명은 전날 ‘혁신과 통합 연합’을 발족하고 “비박계 김무성ㆍ유승민 의원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비상시국위원회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통합불가ㆍ백기 투항’ 권고를 한 셈이다. 황 의원은 이에 대해 “총선 패배 이후부터 지속해서 패권주의와 사당화에 앞장섰던 사람들, 최순실 국정농단에 관련된 사람들이 (친박계에) 있다고 본다”며 “나가야 할 사람들은 이들이며, 끝까지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비상시국위원회는 2~3일간 추가 논의를 한 후 비대위원장 후보를 낙점할 계획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ㆍ김용태 의원 등 탈당파가 신당 창당 행보에 속도를 붙이며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를 정면 겨냥한 것도 관건이다. 두 사람을 주축으로 한 탈당파 12인은 전날 국회에서 창당 실무단을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무성ㆍ유승민 의원이 탄핵에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면책될 수 없다. 박근혜 리더십의 무능과 폐쇄,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가 2007년 모두 드러났음에도 (두 사람은) 박근혜 정부의 탄생에 역할을 했다(정태근 전 의원)”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향후 친박당ㆍ비박당ㆍ탈당파 신당 등 세 갈래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의 의견이 ‘탈당 우선’과 ‘당내투쟁 우선’으로 미묘하게 나뉘며 비박계의 ‘2차 분화’까지 점쳐진다. 이 경우 새누리당은 총 4개 분파로까지 와해될 수 있다. 다만, 비박계는 남 지사 등 탈당파와의 규합 가능성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황 의원은 “(탈당파는) 비상시국위원회와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라며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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