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통령 탄핵, 운명의 날] 매서운 칼바람…비장한 국회 ‘무거운 침묵’이 감돌다
밤샘농성 野3당 최대한 말아껴

與비상시국회의는 가결표 단속

국회 밖에선 “탄핵” 쉰목소리가


9일 오전 10시. 탄핵안 표결을 5시간 남짓 남긴 국회는 비장했다. 무거운 아니, 무서운 침묵이다. 간간이“박근혜 탄핵하라”는 국회 밖 외침이 국회 안까지 들렸다. 쉰 목소리다. 밤샘 농성을 보낸 정치인들은 정장 대신 점퍼를 입고 국회 곳곳을 돌아다녔다. 다들 말이 없었다. 9일, 국회는 역사에 어떤 기록을 남길까. 국회 안팎의 비장함은 그 무게 탓이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일인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가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장 앞에, 국민의당은 국회의사당 앞에, 정의당은 국회 정문 앞에 각각 농성장을 마련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결연한 의지로 국회에서 밤을 새웠다”고 했다. 건물 외부에 자리 잡은 국민의당과 정의당 농성장엔 칼바람이 거셌다. 표결을 앞둔 이날 오전에도 자리를 지켰다. 옷깃을 여미며 ‘박근혜 탄핵’ 등의 피켓을 들었다. 서로 나누는 대화도 없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3분만에 끝났다. 추 대표는 “대통령을 탄핵시켜야 할 엄숙한 의무 앞에 있다”고 했고, 다른 의원들은 “대표 말에 모든 생각이 담겨 있다”고 했다. 다들 긴 말이 필요없다는 듯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표결을 앞둔 국회 안 풍경은 오히려 여당이 더 뜨거웠다. 비장한 침묵의 야당과 달리 새누리당 비박계가 주축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33명의 의원이 모여 탄핵 가결 결의를 다졌다. 비공개회의장 밖으론 간간이 박수 소리도 들렸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담고 표결장으로 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입장은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회 밖은 삼엄했다. 국회를 개방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국회 출입문마다 대거 병력이 배치, 출입자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오가는 차량 역시 마찬가지였다. 출근 시간과 맞물려 국회 정문 앞에선 신원 확인을 기다리는 차량이 긴 줄로 대기하기도 했다. 전날부터 집회를 이어간 일부 참여자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박근혜를 탄핵하라”고 외쳤다.

전날 제작된 만장 1000여개는 국회 정문 앞에 놓여 있었다. 만장엔 ‘탄핵 부결은 국회 해산’, ‘국민이 대한민국 주인이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건들이지 말고 당장 내려와라’ 등의 문구가 적혔다. 촛불집회를 추진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만장 1000여개로 이날 국회 외벽을 따라 국회를 감쌀 계획이다.

국회는 이날 출근이 끝나는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서문ㆍ북문 등 일부 문을 폐쇄하고 동문과 남문 등엔 경찰 차벽을 설치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탄핵안 표결을 앞둔 이날 오후부터 국회 앞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