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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올리느니 로봇 쓰겠다”는 CEO가 노동장관?…美 ‘최저임금 15달러’ 물건너가나
[헤럴드경제=신수정ㆍ문재연 기자] 미국에서 ‘최저임금 15달러’가 사실상 벽에 부닥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노동부 장관에 반(反) 최저임금 인상론자를 지명했다. 또 일부 주(州) 하원에선 최저임금 15달러 인상 차단에 나섰다. 대선 이후 ‘최저임금 15달러’에 대한 희망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될 위험에 놓인 셈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초대 노동부 장관에 패스트푸드 기업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푸즈더를 지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햄버거 체인 업체 ‘칼스 주니어’와 ‘하디스’를 산하에 둔 지주회사 CKE 레스토랑을 2000년부터 경영해온 푸즈더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반(反) 최저임금 인상론자로 꼽힌다.
 
그는 “최저임금 기준을 올리면 기업들은 되려 값싼 로봇을 알바로 채용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푸즈더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양대 노동정책 중 하나였던 초과근무수당 적용 대상 확대에도 반대하고 있다. 그는 특히 중산층 확대와 임금격차 축소를 위해 시행된 오바마 대통령의 노동 정책, 건강보험개혁정책인 오바마케어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노동자 권익 증대를 위한 노동장관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변인 제이슨 밀러는 “푸즈더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메시지에 대한 훌륭한 옹호자”라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가 모든 사람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려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현행 7.5 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9 달러 이하로 묶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CNN방송은 그를 “최저임금 15달러의 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초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법안’이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2014년 1월 연방정부와 계약하는 모든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와 함께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 증대를 위해 초과근무수당 적용 대상을 연봉 2만2000달러 미만에서 4만7000달러 미만으로 배 이상 높이는 조치도 시행했다.

푸즈더는 이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프렌차이즈 모델을 공격했으며 오히려 일자리가 줄었다”며 “기술 비용은 점점 값싸지는데, 정부는 인건비 인상을 의무화했다”고 비판했다. 푸즈더는 또 뉴햄프셔의 실업률이 42%에 달한다는 주장은 허위라면서 오바마 정부의 실업률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증권거래위원회 신고를 기준으로 그가 2012년 기본 100만 달러를 받았다며 “트럼프가 부자 기업인을 근로자를 옹호하는 신뢰할만한 인물로 보이도록 만들어야 하는 리스크를 떠안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시간당 최저임금과 관련, 오하이오 주(州) 하원은 전날 시(市) 정부가 최저임금 수준을 주(州) 정부가 정한 기준보다 더 올릴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클리블랜드 등 일부 지자체가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15 달러까지로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한 것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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