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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운명의 날] 투자자는 ‘포스트 탄핵정국’에 베팅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포스트 탄핵정국’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사들이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권한대행 체제를 맡을 국무총리는 물론 ‘차기 권력’으로 거론되는 일부 정치인들의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투심’을 보면 ‘민심’이 보인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황교안 테마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터엠은 박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일을 앞둔 지난 5~8일 주가가 2배 이상(57.50%) 뛰었다. 전날에는 상한가(29.89%)를 찍으며 주가가 지난 2000년6월 이후 처음으로 4000원대를 기록했다. 국일신동도 이 기간 주가가 33.00% 올랐다.

두 종목은 회사 대표가 황교안 국무총리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온라인 주식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황교안 테마주’로 불린다.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별다른 호재가 포착되지 못했음에도 상한가에 이른 것은 황 총리 ‘덕’이라는 평가가 주식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총리실이 최근 박 대통령 탄핵 이후 권한대행 체제에 대비해 실무적인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기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할 경우 권한대행 기간은 최장 8개월이 될 수 있다. 황 총리가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해 박 대통령과 동일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전망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헌재 심판 이후 두 달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각 정당의 상황을 반영해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 테마주도 득세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테마주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제약(9.91%), 바른손(11.29%), 에이엔피(14.03%) 등은 지난 5~8일 10% 안팎으로 상승했다.

박 대통령이 세 차례 대국민 담화에 나선 상황이 문 전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 가장 덕을 보는 사람은 바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조기퇴진과 구속처벌을 주장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테마주인 프리엠스(20.08%), 티엘아이(8.71%), 에이텍(6.77%) 등도 같은 기간 오름세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12월 첫주 이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16.6%로, 4주째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탄핵안 가결→헌재의 탄핵 심판’을 수순으로 보고 득실을 따져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치인 테마주는 막연한 시장 소문을 바탕으로 형성돼 급등ㆍ급락을 반복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탄핵과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은=대체로 시장이 탄핵안 가결에 공감대를 가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정치적 일정은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된 순서로 흘러갈 경우 주가는 내려가지도 오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등한 상황을 고려하면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일시적으로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오면서 증시가 급등했던 점을 고려할 때 지수가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탄핵안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리면 연말까지 코스피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 센터장은 “투자심리와 펀더멘털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투자자는 10일 안팎으로만 투자하면 배당수익을 챙겨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탄핵안 부결을 불확실성 확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지금도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와중에 한국 증시는 불확실성 구간에 있고 디스카운트(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의 4월 퇴진을 내다봤을 때 이는 지속 가능한 불확실성이 아니며 시간이 흐르면서 그 변수의 영향력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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