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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좋은 경찰, 나쁜 경찰’식 헷징외교…주중대사에 ‘시진핑 30년 지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굿 캅 배드 캅’(good cop, bad cop)식 헷징외교에 나섰다. 워싱턴 정가 및 외교 관행을 끼고 막말과 협박을 퍼붓는 돌발외교를 펼치면서도 인사는 외교 전문가는 친선을 강조하는 인물을 지명하고 있다. 한 손에는 칼을, 한 손에는 당근을 쥔 트럼프식 밀고 당기는 협상가적 기질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주중 대사에 테리 브랜스테드(70)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던 브랜스테드 주지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30년 지기 친구다. 시 주석과는 1985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친구’로, 일찌감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중대사 후보로 꼽혀왔다.

시 주석은 취임 직전인 2012년 2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도 27년 전 브랜스태드 주지사의 배려로 방문했던 아이오와 시골 마을 머스카틴을 다시 찾았고, 같은 해 6월 브랜스테드 주지사의 중국 방문을 크게 환대하기도 했다.

밀러 대변인은 브랜스테드 주지사의 주중 대사 지명 배경에 대해 “브랜스테드 주지사는 오랜 공직 경험과 더불어 시진핑 주석 및 중국 지도자들과 오랜 친분을 맺고 있어 아주 이상적인 미국대사가 될 것”이라며“미국의 이익과 양국의 호혜 진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스테드 주지사는 전날 뉴욕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내정자 등을 면담했다.

중국도 그의 주중대사 지명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브랜스테드 주지사는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중미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중 미국대사는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 간 매우 중요한 가교 구실을 하는데 누가 이 직책을 맡든 간에 우리는 그와 함께 노력해 미ㆍ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되게 계속 발전하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브랜스테드 주지사의 주중대사 지명은 그간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37년만에 처음으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해 중국에 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통화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거나 우리 제품이 중국으로 들어갈 때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을 때, 남중국해 한 가운데 군사시설을 만들었을 때, 문제가 없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봤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미국 정가에선 트럼프가 ‘굿 캅 배드 캅’ 이론을 외교정책에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쪽에선 중국을 다그치는 악역을 하면서도, 브랜스테드 주중 대사 지명자를 통해 중국을 구슬리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관례를 깨고 전화통화를 하긴 했지만,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에 재확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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