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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통쳤다 달랬다 ‘협상가 트럼프’에 기업들은 노심초사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법인세 인하 등 도널드 트럼프의 친(親)기업 행보에 기대감을 품었던 기업들이 그의 채찍과 당근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겁주기와 회유 전략을 거침없이 구사하면서 기업들을 뜻대로 움직이려는 트럼프의 행보에 기업들이 직면하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트럼프의 철퇴를 맞은 기업은 보잉이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보잉사가 새로운 747기종의 에어포스원을 만들고 있는데 비용이 통제 불능 수준이다. 40억 달러(약 4조6840억원) 이상이다. 주문 취소다”면서 현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결정한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는 7일 다시 이와 관련해 NBC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을 협상하겠다”고 밝히며 “가격을 내릴 것이고 성사되지 않으면 주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계약 철회를 걸고 보잉을 압박하면서 이미 협상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다른 기업들도 트럼프의 위협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트럼프는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 기계부품 제조업체 렉스 노드, 포드 자동차 등을 겨냥해 공장의 해외 이전 계획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밖으로 공장과 일자리를 옮기는 기업에게는 35%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캐리어는 결국 10년간 700만 달러(약 82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받는 혜택을 대가로 공장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

월마트는 트럼프의 전략에도 계획을 그대로 실행했지만 보복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7일 멕시코 국영 통신사 노티멕스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멕시코에 13억달러(약 1조5120억원)를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길에르메 로우레이로 월마트 멕시코 담당 이사는 “이번 계획은 1만 명이 넘는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모두 미국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가 멕시코로 넘어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와 회동을 앞둔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오는 14일 실리콘밸리 IT기업 고위 임원들과 만나는 일정을 잡았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와 척 로빈스 시스코 CEO는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은 확인을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애플 등 일부 실리콘 밸리 기업은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어 회동에서 어떤 말이 오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 거침없는 표현으로 의사를 전하는 트럼프의 소통 방식도 부담이다. 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 등 그의 발언에 따른 악영향은 즉각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잉사의 경우에도 트럼프의 트위터 직전 주당 152.16달러였던 주가는 직후 149.75달러로 1.6% 떨어졌다.

폴리티코는 기업들이 시장과 주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영했다가 트럼프 당선인 눈 밖에 나서 저격당하거나, 그가 기업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리기 전에 제대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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