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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총수 청문회]전경련 기능 재편 논의 본격화..싱크탱크로 전환 가능성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치권력 등의 기부금 요구 고리가 됐던 기존의 사회협력사업을 중단하고, 국내외 재계의 친목을 도모하면서 중장기 경제조사 및 정책대응사업을 주 목적으로 하는 순수 싱크탱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일부 재계 총수가 전경련 탈퇴의사를 밝히면서 전경련의 발전적 해체 및 기능 재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국제경제협력, 사회협력, 경제조사 및 정책대응 등 3개 사업을 축으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임의 이익단체다.


사단법인인 전경련은 연간 400억 여원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3개 사업에만 연간 200억 여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사회협력사업에 연간 100억~120억여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사회협력사업으로 상하이 임시정부 운영 예산 지원,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부활동, 불우이웃 및 소외계층 지원, 각종 사회시민단체 예산 지원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국제경제협력사업으로는 한미, 한일, 한중 재계회의를 주최하면서 민간 경제외교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경제조사ㆍ정책대응사업으로 국내외 정책을 연구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경유착의 고리가 된 기부금 납부 요구를 중단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사회협력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전경련을 국제경제협력사업과 경제조사ㆍ정책대응사업을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조직으로 혁신하는 방안이 유력히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의 경제조사업무가 단기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연구범위를 인구, 여성, 복지, 국방, 외교안보 등으로 확대하고, 중장기 국가아젠다를 다룰 수 있도록 전경련의 기능과 역할이 재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내년 2월 총회 개최 때까지 발전적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전경련 탈퇴ㆍ해체 요구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선배 회장들도 많이 계신 여기에서(전경련 해체를) 말씀 드릴 수 없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전경련을 탈퇴하겠냐‘는 거듭된 추궁에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안민석 의원은 9개 재계 총수들이 자리한 증인석을 향해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은 차례로 손을 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진풍경이 나왔다. 이후 하태경 의원은 이 부회장에게 전경련 탈퇴 약속을 받아낸 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도 전경련 탈퇴의사가 있는지 ‘예’, ‘아니오’로 답해달라며 거세게 몰아붙였고, 두 회장은 “예”라고 답했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은 앞서 ”전경련은 재계의 친목단체가 돼야 하며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바꿔야 한다“며 발전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진의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한다고 손을 들었지만 (하태경 의원의 추궁에)탈퇴하겠다고 한 것은 해체 수준의 대대적인 발전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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