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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일본 한글 고전소설 세상에…
산곤륜전·허인전·효우창선록3편
양반자제 노비가 되어 부모봉양 등
“창작성 높고 조선시대현실 반영”



국립한글박물관이 그간 세상에 알려진 바 없는 유일본 고전소설 세 편, ‘산곤륜전’ ‘허인전’ ‘효우창선록’을 발굴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6일 박물관 강당에서 진행된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희귀본 자료 학술대회’에서 작품을 공개했다.

이 세 편은 모두 필사본으로 동종 이본이 없는 유일본이다.

‘산곤륜전’은 박순호 원광대 교수가 수집,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신해년 1911년 김복이라는 책주가 필사했다는 표기가 책 끝에 적혀 있다.



19세기말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산곤륜전’은 산곤륜과 유화월이라는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 액운을 겪고 후에 왕위에 오르게 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환상적으로 그린 소설로 구조가 복합적이고 실험정신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승민 선문대 교수는 “창의적인 작법과 요소들이 대거 나타나는 흥미진진한 내용에, 서사적 구성, 언어 및 문체 등에 있어서도 매우 참신하고 완성도가 높은 수작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허인전’ 역시 박순호 선생이 소장해오던 것을 한글박물관이 넘겨 받은 것으로 한글 유일본 필사본 소설이다.장편 군담소설 유형에 속하는 이 소설의 주 내용은 명나라 정덕제 무종이 양자로 들인 류경복이란 이가 역모를 일으켜 황위를 찬탈한 뒤, 충신 허운 및 그 아들 허인이 그에 맞서 싸워 무종의 아들 홍으로 하여금 황위를 되찾게 한다는 이야기다. 권혁래 용인대 교수는 이 작품의 가치를 우선, 고소설사의 전통을 이어받아 창작된 ‘20세기 초의 새로운 장편 군담소설 작품’이라는 데 두었다. ‘허인전’은 대표적 군담소설인 ‘유충렬전’과 서사구조와 인물의 성격 면에서 유사하지만 허인이 황위를 찬탈한 류경복 일당과 수십 년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좀 더 장편화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효우창선록’도 한글필사본 고소설로 현전 유일본이다. 가세가 기울어 부모를 봉양하기 어려워진 양반집 자제가 몸을 팔아 종의 몸으로 부모를 공양하고 형제애를 발휘해 주의의 선심으로 결국 가족들 모두 서울 삼청동으로 복귀한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양반신분에서도 신분을 파는 매신이 일어나던 조선후기의 시대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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