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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국민투표 부결]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탈리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총리는 즉각 물러나고 조기 총선을 진행해야 한다”

4일(현지시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정부가 추진한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자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북부동맹 대표와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제 1 야당) 대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겸 전진이탈리아(FI) 지도자는 이같이 촉구했다. 렌치 정부의 개헌안을 부결시킨 ‘일등 공신’의 권력투쟁을 알리는 신호탄이 울린 순간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블룸버그 통신의 유럽 전문가인 플라비아 크라우스-잭슨은 이날 국민투표 결과가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인 이텔렉시트(italexit)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마르텔라 대통령이 조기총선에 찬성할 지 미지수다”면서 “설사 조기총선이 이뤄진다고 해도 제 1 야당인 오성운동이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이 없고 이탈리아 헌법 상 국제조약에 대해서는 국민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매체인 테르모메트로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오성운동은 28.9%의 지지율을 기록해 렌치 총리가 소속된 민주당(PD)의 31.8%를 바짝 쫓고 있다. 그릴로와 함께 반(反)기득권 정서를 강조해 국민투표를 이끈 북부동맹과 FI는 각각 12.4%와 11.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지난 1994년 조기 총선에서 북부동맹과 남부 파시스트 정당이었던 ‘민족정당’연합해 집권에 성공했던 것을 고려하면 세 인물을 중심으로 어떤 연대가 형성될 지 모르는 일이다. 오성운동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북부동맹의 지지에 힘입어 키아라 아펜디노를 이탈리아 최대 산업도시 토리노의 시장에 당선시킬 수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월팡고 피콜리 공동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당장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과 피에트로 그라소 상원의장 등이 정국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이탈리아 정치ㆍ경제 안정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렌치 총리는 5일 국민투표 부결이 유력하다는 출구조사에 대해 “시스템을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싶었다”라며 “국민 여러분에게 확신을 주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결과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이룬 것”이라며 “내일 마르텔라 대통령을 만나 사퇴할 것이라고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기 총리에게도 행운을 빈다”라고도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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