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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킨스 ‘도발적 지적모험’ 싹은 어떻게 키워졌나
뜨거운 논쟁과 명료한 논증 아이콘
올 75세 리처드 도킨스의 첫 회고록
과학적 모험·화려한 지적호기심 수록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등
오해와 비판의 꼼꼼한 설명 기록



리처드 도킨스라는 이름은 우리시대 가장 논쟁적이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처음 알려준 ‘이기적 유전자’는 출간된 지 불혹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에 그는 ‘만들어진 신’으로 또 한번 세상을 흔들어 놓았다.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으로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수많은 폐단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신의 논쟁을 일으키며 여전히 핫한 주제다.



올해 75세를 맞은 도킨스는 지금까지 열세 권의 책을 썼지만 일반인에게는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이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도킨스의 첫 회고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전2권ㆍ김영사)은 그의 지적 모험심이 어떻게 싹을 품고 자라 열매를 맺었는지 흥미롭게 펼쳐보인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같은 날 태어난 C. 도킨스라는 영국국교회 신부의 아들에게 가야 할 축복이 자신에게 잘못 베풀어져 더 나은 사람이됐는지 모른다는 농담으로 시작한 그의 자서전은 논쟁 만큼이나 까칠할듯한 선입견과 달리 인간적 내음이 풀풀 풍긴다. 유머러스하고 시적이기까지 한 그의 글은 도발적인 그의 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좀 의외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 그의 생물학자로서의 지적 호기심은 남다른 유년기에 있을까? 그의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그는 그저 평범한 또래들과 다름없었다. 도킨스는 학생시절 간간이 자극이 되는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지적 호기심이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 것은 옥스퍼드대에 들어가고 난 뒤라고 고백한다. 특히 전설적인 몇몇 스승들로부터 받은 옥스포드 특유의 튜더(개인지도) 방식이 그를 일깨웠다. 학생들에게 교과서적 가르침을 전하기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도서관에서 연구자들의 옛 것부터 최신 자료까지 찾아냄으로써 스스로 학자가 되도록 장려하는 방식이다.

옥스포드 펠로이자 강사로 경력을 쌓던 그가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은 건 1973년. 심각한 파업으로 전력 공급이 한동안 끊기는 바람에 컴퓨터를 쓰는 연구를 잠시 멈춰야 했던 것. 그래서 그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자연선택을 오해한 ‘집단선택’ 개념이 널리 퍼진데 자극을 받아 쓴 책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다 .



자서전의 제1권이 목가적인 유년기,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가 된 옥스포드 시절을 담고 있다면, 제2권 ‘나의 과학인생’에서 도킨스는 본격적으로 지적모험을 펼쳐나간다.

기념비적 책 ‘이기적 유전자’ 가 탄생하기 까지의 과정과 실험, 주요 개념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집단생활의 안정화전략, 경제학에서의 매몰비용과 같은 ‘콩코드오류’, ‘다윈주의 엔지니어’접근법, 대돌연변이, 진화 가능성의 진화 등 주요개념들을 주 저서보다 더 쉽게 들을 수 있다. 여기에는 제인 브록먼, 더글러스 애덤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존 메이너드 스미스, 데임 미리엄 로스차일드, 네이선 미어볼드, 리처드 리키, 캐롤린 포르코, 필립 풀먼 등 그가 사귄 스타급 인물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곳곳에 들어있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에 대한 오해와 비판에 대한 꼼꼼한 설명도 놓치기 어렵다.

도킨스는 과학의 대중적 글쓰기에 자부심과 함께 특별한 위치를 부여했다. 그는 자신의 책이 인문과 과학의 통합이 시도된 ‘제3의 문화’를 여는데 한몫하길 기대했다.

책에는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도킨스의 일대기와 주요 사건을 포착한 풍부한 컬러 화보가 최초 공개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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