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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향력 키우는 외국 부동산업체들…동네장사는 안전하다?

-외국계 부동산 업체들 국내 진출 가속화
-임대ㆍ관리ㆍ금융ㆍ‘토털서비스’ 무장
-자금력ㆍ기술력 뒤진 국내업체 위협요소로



부동산 업계의 고민이 깊다. 외국계 부동산 업체들이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규모가 큰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면 국내 업체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미국 부동산 서비스의 특성상 당분간은 차분하게 한국시장을 파악하려는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인을 고용하고 국내 업체와 연계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면 자금력과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국내 업체의 위협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등 국외 부동산 업체는 전속 물건을 매매부터 임대, 관리, 금융, 건설 등과 연계한 토털서비스를 기본으로 한다. 한 물건을 여러 중개업자가 공유하는 한국의 공동ㆍ일반 중개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출발점이 달라 국내 업체와 협업은 당연한 순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미국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더라도 네트워크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워 국내 업체와 협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주택 시장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형빌딩이나 임대업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봤다.

국외 부동산 기업은 이미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진출했다. 하지만 주목받을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리맥스, CBRE 등 외국계 부동산 자산관리ㆍ컨설팅 업체가 여전히 국내에서 활동하며 세를 키우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오피스와 임대시장이 지금처럼 조직적이지 못했고, 국내 수요자의 입맛을 충족시킬 만큼 서비스 영역을 넓히지 못했다”며 “역설적으로 외국계 부동산 기업의 종합서비스가 업계가 가야 할 길이라고 본다면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주거의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면서 미국의 부동산 중개법인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중개업소당 평균 종사자가 1.3명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부동산 업역이 영세하고, 뉴스테이 등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이 꾸준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업형 임대시장이 커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해외법인이 파고들 여지는 더 많아질 전망”이라며 “국내에서는 영세한 중개법인을 키우려는 시도에서 더 나아가 관련 보험이나 등기 등 법무서비스 등과 연계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국의 부동산 서비스 지원 확대는 필수적이다. 정부는 ‘네트워크형 부동산 종합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에 착수하는 등 중개업계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각에선 만시지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의 한 중개법인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을 내놓으면서 임대관리, 중개, 컨설팅 등을 종합한 발전방안도 챙겼어야 했다”며 “현재로서는 크든 작든 중개사 개개인이 자체 경쟁력을 강구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정찬수ㆍ박준규 기자/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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