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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취운전 단속 동행취재] 측정 거부… 도주하다 사고… “전날밤 마신 술도 문제”
- 5명 탄 차량 도주 중 가드레일 받고 멈춰… 혈중 알코올 농도 면허 정지 수준

- 전날밤 마신 술로 아침까지 음주상태…출근길 음주운전 위험

-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알코올 분해돼”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연말연시를 맞아 시행한 숙취운전 단속에서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다 사고를 낸 뒤 ‘면허 정지’ 처분을 받는 등 많은 운전자들이 출근길 단속에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일 오전 5시 20분부터 송파구 방이동 방이삼거리에서 전날 밤 술을 마신 뒤 완전히 숙취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숙취 운전자’를 단속하기 위한 불심 음주검문을 실시했다.

서울 송파경찰서 경관들이 1일 오전 송파구 방이동 방이삼거리에서 전날 밤 술을 마신 뒤 완전히 숙취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숙취 운전자’를 단속하기 위한 불심 음주검문을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아직 동이 트기 전인 이른 시간이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음에도 검문을 시작한 지 20분 만에 회색 아반떼 차량 한 대가 단속을 피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도주 차량은 방이삼거리에서 유턴한 후 신천역 방향으로 우회전해 가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옆도로 우회전 커브 길에서 좌측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섰다. 커브를 돌면서 차량 좌측 앞 타이어가 찢어진 것이다.

운전자 장모(23) 씨는 현장에서 음주 수치 측정을 거부해 송파경찰서 교통조사계로 임의동행된 뒤 음주 측정에 임했다. 장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78%로 나타났다. 장 씨의 차량에는 함께 술을 마신 4명도 함께 탑승 중이었다. 송파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관은 “자칫 큰 음주운전 사고로 이어질 뻔해 위험했다”며 “잠깐의 판단으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도주하면 더 큰 위험이 생긴다”고 말했다.

도주한 차량을 추적하기 위해 나섰던 순찰차들은 이날 오전 6시께 다시 방이삼거리로 복귀해 단속을 시작했다. 검문에 나선 송파경찰서의 김익환 경위는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않으면 다음날까지 음주운전에 해당하는 수치의 알코올 성분이 남아있게 된다”며 “생각보다 전날 밤 마신 술로 아침 숙취운전 단속에 많은 분들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날 일부 운전자들은 음주 측정에 적극적이지 않아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 운전자는 감지기에 소극적으로 호흡을 내뱉어 검문 경관이 “‘하’하지 마히고 ‘후’하고 세게 부세요”라고 거듭 말해야 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측정에 임하지 않고 “왜 아침부터 단속을 하느냐”, “난 술을 안 먹었기 때문에 안 불어도 된다”며 버티다 결국 경찰의 제지에 감지기에 입김을 불어야만 했다.

단속을 마친 허선회 송파경찰서 경위는 “체질과 신체 상태에 따라 같은 양의 술을 먹어도 취하는 정도나 혈중알코올농도는 다르게 나올 수 있어 전날 밤 술을 많이 마셨다면 무조건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한다”며 “음주 후 6~7시간가량 충분히 잠을 자야 알코올이 분해돼 음주 측정에 걸리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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