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공공연한 이야기] 버전 다른 ‘호두까기인형’…골라 봐? 둘다 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한껏 달아오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희망과 축복을 노래하는 캐럴과 건물 로비마다 놓인 알록달록한 트리가 우리 눈귀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이쯤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공연이 있다. 바로 차이코프스키의 환상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가 일품인 발레 ‘호두까기인형’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항상 개막을 알리는 공연이지만, 그럴 때마다 매진을 기록하기에 언제나 반가운 손님이다.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에선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올해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은 ‘호두까기인형’을 연말 레퍼토리로 정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본고장 못지않은 수준급 무대를 만날 수 있기에 번거로움은 덜고 즐거움은 배가 된다. 지난주 국내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호두까기인형’개막 소식을 전하며 크리스마스가 곧 찾아왔음을 실감케 했다.



왜 크리스마스엔 호두까기인형일까? 한번쯤 물음표를 떠올렸을 법하다. 이야기의 배경이 크리스마스이브이고 무대 가운데 대형 트리가 놓인 채 흰 눈이 내리는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기에 이만큼 크리스마스에 적합한 공연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양대 발레단에서 선보이는 ‘호두까기인형’은 안무 스타일에 따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마린스키발레단이 마린스키극장에서 1892년에 초연한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 원작에 충실하다. 마리스키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바실리 바이노넨이 재안무한 버전을 기반으로, 유니버설발레단 3대 예술감독 로이 토비아스와 현 예술감독 유병헌의 개정 안무로 공연된다. 무대와 의상이 화려하고 줄거리를 설명하는 발레마임과 고도의 테크닉이 배합된 춤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특히 클래식발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1986년에 국내 초연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 (12.16~31 유니버설아트센터)

국립발레단은 원작이 탄생한지 약 반세기가 지난 1966년,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재안무해 발표한 작품을 올린다. 당시 39살의 젊은 수장은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고전발레의 한계점이었던 스토리텔링의 취약성을 보완하는데 역점을 뒀다. 원작 동화가 발레로 각색되며 생략됐던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설정과 묘사를 부활시켜 드라마를 강화했다. 덕분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 관객의 흥미를 끄는 완성도 높은 공연이 탄생했다. 이번 공연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실황 연주가 더해져 귀까지 확실히 정화한다. (12.17~25 예술의전당)

이 작품은 무용수의 등용문 역할도 톡톡히 한다.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2016 헬싱키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국립발레단 김희선, 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최지원과 라트비아 출신의 에블리나 고드노바가 이번에 주역으로 데뷔한다. ‘올해는 어떤 호두까기인형을 보러갈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든다. 

뉴스컬처=송현지 기자, song@newsculture.tv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