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달고 짜지않게… 학교급식은 지금 나트륨·당과의 전쟁중
‘단짠’(달고 짠 맛) 열풍이 아무리 거세도 식탁 위는 ‘백색전쟁’이 한창이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고당, 고나트륨이 청소년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되자, 학교 급식에서도 당과 나트륨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나트륨 저감화는 진작부터 시작됐다. 2013년 교육부는 오는 2017년까지 학교 급식 나트륨 함량을 한 끼 기준 74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나트륨 저감화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는 ‘당과의 전쟁’도 가세했다. 


‘아이들 먹거리’를 책임지는 학교의 고민도 적지 않다. 학교 밖으로 나가면 패스트푸드와 분식의 유혹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상황이다. 심지어 아이들의 일평균 나트륨과 당 섭취량이 상당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12~18세 일평균 나트륨은 3766㎎, 2013년 기준 당 섭취량은 81.4g이다. WHO의 평균 권장량인 2000㎎(나트륨), 50g(당)을 훨씬 웃돈다.

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대표는 “학교급식에선 저당, 저염에 대한 노력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실 학교에선 현실적인 고민이 많다.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지다 보니 아이들이 저염, 저당 식단은 잘 먹지 않는다”는 고충을 들려줬다.

많은 학교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앞서 무엇보다 당과 나트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옥선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나트륨 저감은 소금을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나트륨을 조금만 먹는 것이 핵심”이라며 “나트륨이 곧 소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나트륨을 줄인다고 소금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신장병 발병 가능성 및 신경전달물질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학교에선 나트륨, 당 저감화를 위해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영리한 조리법’을 통해 식단을 구성하고 있다. 파주 세경고등학교와 경기도 신갈고등학교에서의 활용 사례들에 주목할 만하다.

세경고등학교 김민지 영양사는 “나트륨, 당 저감화를 위해 조리법을 개선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소금 대신 저염 간장을 이용해, 국 염도를 0.4에 맞춰 식단으로 제공하고, 한 달에 두 번은 ‘국 없는 날’로 정해 적당한 나트륨 섭취를 유도한다. 김치류에도 염도가 높아 “배 깍두기를 만들어 염도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당 제한을 위해 에이드와 같은 음료수를 만들 때는 사이다 대신 탄산수나 생수를 이용한다. 당도가 높은 과일을 많이 넣어 단맛을 내기도 한다. 음식을 만들 때에도 설탕 대신 감미료를 사용하거나, 단맛이 나는 천연재료를 활용하고 있다.

신갈고등학교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나트륨, 당 저감화에 동참한다. 신갈고등학교 김민지 영양사는 “밖에서 내는 음식에 비해 맛을 내기가 힘들다. 게다가 조미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2%가 부족한 심심한 맛이 난다”며 “대신 맛을 낼 수 있는 건강한 조리법을 활용해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ㆍ박혜림 기자/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