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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에 떠는 中 수출 중소기업들
한류스타 내세운 마케팅 역풍 우려…품질·브랜드 승부가 답



아직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한류 금지령,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중국 수출 중소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졌다. 특히 한류스타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중소기업들이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밥솥 업체인 쿠쿠전자와 쿠첸은 각각 배우 김수현과 송중기, 녹즙기업체 휴롬은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쿠첸의 전속모델인 송중기.

그동안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은 유통망의 부재와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를 한류스타를 앞세워 극복해왔다. 그러나 최근 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에선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한류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중국의 장쑤TV는 최근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한 상품광고를 방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임당, 빛의 일기’ 등 한류스타를 앞세운 드라마의 중국 방영이 미뤄지는 등 ‘한한령’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쿠쿠전자의 배우 김수현.

휴롬의 경우 최근 대만 배우 자오여우팅(趙又廷)을 중국시장 모델로 기용했다. 화장품업체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올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지원을 모델로 써서 중국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계획을 전면 보류한 상태. 쿠첸 모델인 송중기는 중국의 스마트폰 ‘비보(VIVO)’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가 최근 한한령 강화 소문이 돌자 공식모델에서 하차했다. 불과 6개월 전 송중기를 전속모델로 기용한 쿠첸에는 돌출 악재가 됐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30일 “현재 방송을 통한 광고를 따로 진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한령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없다”면서도 “향후 마케팅환경이 안 좋아질 것을 대비해 현지법인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협력사를 통해 중국 정부와 소통,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휴롬의 배우 이영애.

현지 상황이 점점 불안해지자 한류스타를 모델로 쓰지 않는 수출 중소기업들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현지의 민심을 빙자한 SNS상 불매운동이 가장 우려된다.

실제 지난 7월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 판결 이후 중국에선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 거센 상황이다. KFC 가지 않기로 시작된 미국 제품 불매운동은 이후 맥도날드, 아이폰 등으로 확산돼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3/4분기 애플은 중국에서 매출액 8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25억5000만달러에 비해 약 30% 가량 감소한 액수다.

따라서 한류스타와 한류에 편승하기 보다는 품질과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게 관련 업체들의 주장이다.

주방용품업체 락앤락은 밀폐용기와 보온병 등의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 현지에서 브랜드 파워지수 1위를 수년째 유지 중이다. 경쟁업체인 삼광글라스 또한 중국 현지에서 TV홈쇼핑 방송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한한령에 대해 시장 상황이 특별하게 변한 게 없다면서도, 현지 추이를 눈여겨 보는 중이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한류스타를 활용한 마케팅 보다는 제품의 친환경성 및 내구성을 부각시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한한령의 실체를 아직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마케팅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락앤락 측은 “온라인 판매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한류스타를 내세운 광고를 하고 있지 않아 아직 실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만에 하나 시장상황이 변할 것을 대비해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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