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학 입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입전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대학 입시 결과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을 내놓아도 정작 대입과 만나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는 말은 이미 교육계에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말이 됐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평소 평가 결과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녀가 성적표를 가져오면 등수를 확인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뿐 아니라 많은 교육학자들과 정치인들은 앞다퉈 대입전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내놓곤 한다. 너무나 많은 대안이 있다 보니 대입제도는 해마다 다른 전형이 나오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대학입시의 대안을 말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대부분 자신이 성공한 입학전형 방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신이 성공한 대학입시가 올바른 입학전형이라는 믿음은 자신의 입학 결과를 정당화하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입학전형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입학전형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다면, 실현가능한 최선의 대입전형이 갖추어야 할 조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은 평가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기준이 반영되어야 한다.

첫째, 평가의 타당성이다. 대학과 전공의 특성에 따라 대학에서 전공을 이수하기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둘째, 평가의 신뢰성이다. 평가의 결과에 모든 사람들이 믿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으로 여러 차례 전형을 반복해도 결과가 항상 일정하게 나와야 한다. 셋째, 평가 결과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제3자가 참여하더라도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에서는 하급학교(초ㆍ중ㆍ고교)에 대한 사회적 책무성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입전형은 하급학교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따라서 대학들은 하급학교의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평가해야 하고, 더 나아가 하급학교의 교육과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야 한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이런 기준에 비춰 볼 때 매우 의미있는 대입 전형이다. 특히 사회적 책무성 측면에서 본다면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고등학교 교육이 지나치게 주지교과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으로 편중된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해당 대학과 학과의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타당성과 신뢰성의 측면에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입학사정관제’의 주요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학교 밖의 스펙 쌓기 경쟁’을 해소하면서 대학입학 과정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시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다만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일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들이 좀 더 노력해 간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초ㆍ중등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