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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은 민심 바로미터②] ”동네에 대통령 혼자 사는듯“…靑인근 주민들 불만
차벽 막혀 10분 돌아가는 주민도…항의집회까지

살벌해진 청와대 앞…불심검문에 상점 피해 속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창 장사해야 할 때인데 이렇게 경찰 버스로 도로를 다 막아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황모(61) 씨는 시도 때도 없이 길을 막는 경찰 버스 때문에 울상이다.

황 씨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5일 경찰이 오후부터 대학생 총궐기가 우려된다며 경찰 버스로 종로구 자하문로 주변을 에워싸자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도로가 막혀 장사가 힘들다는 상인부터 경찰 버스에 막혀 집까지 10분을 돌아가야 한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사진설명=지난 26일 주말 5차 촛불집회 도중 경찰 차벽으로 차단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지난 26일에는 전국 190만 인파, 서울에만 150만명이 운집했다. 버스에 가로막힌 시민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경찰의 차벽에 항의했다. 차벽 뒤편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의 차벽에 일상이 가로막혔다는 주민들의 항의는 집회가 마무리되던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주민들은 경찰 차벽이 세워질 때마다 “언제까지 세워놓을 참이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밤늦게 퇴근하는 상인들은 집에 가는데 신분증까지 보여줘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종로구 옥인동에 사는 유모(55) 씨는 “집회가 없는 평일에까지 불심검문을 하는데 경찰이 곱게 보일 리 있겠느냐”며 “마치 이 동네에 대통령 혼자 사는 것 같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부 시민들은 시민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지난 24일 청와대 인근 불심검문의 근거를 묻는 질의서를 서울경찰청에 보냈다. 민변은 “청와대 인근 주민들에 대한 불심검문이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청와대에 대한 과도한 국민의 접근 제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신고 때마다 주민 불편과 도로 정체를 이유로 금지통고를 반복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경찰을 원망하고 있다. 주민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찰의 통제가 계속되면 차벽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의문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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