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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국내건설 수주액 39%
민간 부진 가계부채 직격탄
정부 SOC예산축소 신중을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이 감소한 가운데 내년 건설경기가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주택 부문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공공부문의 신규 사업을 확대해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11조7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6% 감소했다.

국내 건설 수주는 지난 7~8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4.5%, 55.9% 증가했지만, 9월 들어 3개월 만에 감소했다. 반면 9월 수주액은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76년 이후 동월 실적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공공 수주는 토목과 건축 모두 양호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최대치인 2조227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2% 증가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9월 수주가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2분기에 발주한 일부 대형 공사의 수주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토목 수주는 9월 실적으로는 3년래 최대치인 1조1760억원으로 22.7% 증가했다. 주택 수주는 지난해 9월 수주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241.7% 급등했다. 비건축 수주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학교ㆍ관공서 공사 수주가 늘며 449.7% 급등한 8179억원이었다.

민간 수주는 모든 공종이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2% 감소한 9조4490억원을 기록했다. 토목 수주는 같은 기간 81.2%, 비건축 수주는 65.0% 줄었다. 주택은 18.1% 감소한 6조9018억원으로 나타났다. 재개발ㆍ재건축 수주는 양호했지만, 신규 주택 수주가 위축된 영향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축 공종 가운데 주택과 사무실ㆍ점포 수주가 부진했다고 했다. 주택과 사무실점포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5.6%, 77.3% 감소했다. 반면 공장ㆍ창고 수주와 관공서 수주는 각각 113.1%, 35.1% 증가했다.

건설경기의 하락세로 내년 국내 건설 수주액은 올해보다 13.6% 감소한 127조원으로 전망됐다. 세부 부문별로는 민간이 17.3%, 공공이 4.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주액은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2015년 158조 최고치 달성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2007년 127도9000억원보다 30조원을 웃돌았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는 3분기까지 작년 수준의 호조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4분기 이후 내년에는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경제의 건설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외환위기 직후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 매우 높은 상태”라며 “현재 건설경기 호황은 대부분 민간 주택부문에 기인하며 가계부채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호황이 경착륙으로 이어진다면 국민경제 전반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향후 민간 주택부문이 건설경기 하락세를 주도하면서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내년 이후 민자사업을 포함해 공공부문의 신규 사업을 늘리는 것이 2019년 이후 예상되는 건설경기 불황 국면의 충격파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장은 “건설부문이 저성장 고착화의 위기에 빠진 국내경제의 버팀목 역할 가능 기간은 2017년까지로 단기간에 불과하다”며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적정 수준의 건설투자를 지속해 건설투자가 국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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