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투자 강화, 산업활성화 지원 법ㆍ제도 정비 필요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보다 늦게 시작된 국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은 최근 급속한 성능 향상을 보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기술로 개발된 언어AI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과의 퀴즈대결에서 완승한 것을 계기로 국내 토종 AI기술이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설명=지난 18일 대전 유성구 ETRI 대강당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 퀴즈왕들과의 퀴즈 대결에서 최종 우승했다. 사진은 최종 우승한 엑소브레인에게 우승 상금을 전달하는 모습.] |
2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따르면 언어를 이해하고 지식을 스스로 학습해 인간에게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서비스하는 AI 소프트웨어(SW) ‘엑소브레인’과 영상의 내용을 사람처럼 이해하는 시각AI ‘딥뷰(DeepView) ’, 자가학습형 지식융합 슈퍼브레인 핵심기술 등 토종 AI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 ETRI 대강당에서 열린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언어AI 엑소브레인이 올해 장학퀴즈 상ㆍ하반기 우승자와 수능만점자, 퀴즈왕 등 인간 퀴즈왕 4명과의 퀴즈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날 퀴즈에서 엑소브레인은 퀴즈왕들과의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줬다. 퀴즈대결에 앞서 열린 리허설 게임에서는 객관식(5문제) 만점과 주관식(10문제) 9문제 정답을 제시했던 엑소브레인은 본 퀴즈대결에서는 객관식 10문제 중 8문제를 맞혔으며 주관식 20문제 중 17개 문제를 맞혀 83.33%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내 몸 밖에서 나를 도와주는 인공두뇌’라는 뜻의 엑소브레인은 언어처리를 위한 AI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지난 2013년 5월부터 개발된 언어AI SW다. 엑소브레인은 자연어를 알아듣고 어휘, 문장의 의미를 분석하는데 특화됐다. 머신러닝, 딥러닝을 통해 여러 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질문을 이해하고 정답을 추론할 수 있도록 훈련됐다.
김현기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 실장은 “2017년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엑소브레인은 내년부터 산업현장의 수요에 맞춘 소프트웨어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이어지는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응용기술 개발에 나서 상담과 법률, 특허 등 전문지식의 질의응답(Q&A) 솔루션의 세계적 성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시각AI인 ‘딥뷰’도 주목받고 있는 AI기술이다. 딥뷰는 SW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사람처럼 정보를 판독할 수 있다. 정부는 당초 2022년까지 계획했던 R&D 계획을 2년 앞당겨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영상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분석해 도심의 위험을 감지하는 도심영상 분석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
ETRI 관계자는 “딥뷰 플랫폼 기술은 시각지능의 적용이 필수적인 지능형 영상감시와 온라인 미디어, 머신비전 등 시장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세계 이미지ㆍ영상 분석 SW 관련 세계시장은 연평균 17.21% 이상 고성장하는 분야로, 오는 2018년 74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AI산업은 시장 형성 단계로 출연연과 일부 대기업, IT기업에서 AI연구에 투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초기 단계다. 국내 AI산업은 2017년 약 6조4000억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교육연구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AI 분야의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핵심 원천기술 격차 추격을 위한 연구와 기술개발 투자 강화, 산업활성화를 지원하는 법, 제도정비, AI의 응용, 산업화를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 여러가지 현안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