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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배터리 인증 ‘하세월’…속타는 LG·삼성
5차접수 지연…연내 인증 감감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이 올해 안에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의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속내를 알 수도 없고 한 마디 소식도 없는 중국 정부 때문에 큰 리스크를 안은 채 내년 경영을 준비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17일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공신부)의 제5차 전기차 배터리 인증 접수는 지난 6월 제4차 인증 발표가 난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실시되지 않고 있다. 접수부터 인증심사, 결과발표까지 통상 1~2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올해 안에 인증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다.

애초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8월께 기업들로부터 제5차 인증 접수를 받아 늦어도 9~10월에는 발표가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우리와 미국 정부가 한반도 내 사드(THAAD)를 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LG와 삼성의 배터리 인증이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애초 두 회사가 4차 인증에서 탈락한 것부터 자국 배터리 회사들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몽니가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와중에 양국의 정치적 문제까지 겹친 것이다.

그럼에도 배터리 업계는 연내 인증이 가능할 것이란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기자들에게 “연내 중국 정부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인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도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인증 통과가 언제까지고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가 발생한데다 인증 신청이 언제쯤 재개될 거라는 설(說)도 없어 중국 정부가 ‘정치 문제’를 ‘경제’로 보복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더욱 짙어지는 상황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 리스크 이외에도 올 하반기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던 LG화학의 경우 LG생명과학과의 합병 결정 후 시장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삼성SDI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이슈로 신뢰에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인증 이슈가 해소되면 그간의 어려움을 뒤집는 반전의 키(Key)가 될 수 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 무한정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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