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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美 하만 80억弗에 전격 인수…이재용 퀀텀점프 승부수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동차 전자장비사업에 승부수를 걸었다. M&A(인수ㆍ합병)를 강조하는 ‘이재용 시대’ 삼성은 미래성장 동력의 하나로 전장산업을 꼽았고, M&A로 단숨에 전장 분야 글로벌 플레이어로 퀀텀점프 했다. ▶관련기사 2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커넥티드카와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인 미국의 하만을 80억 달러(원화 약 9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사례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이다. 등기이사에 오르고 난 뒤 첫 이사회에 참석한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를 걸고 결단을 내린 첫 투자다.

이 부회장은 실용주의적인 오너 경영인이다. 가장 자신있고, 가능성 있는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이번에 전장사업에 거액을 베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전자장비시장은 2015년 542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1864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점쳐지는 초고속 성장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이 사업에서 세계 제패를 꿈꿀 수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통신 기술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이 부회장은 여기에 현재 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기술을 결합할 경우 세계 자동차 전장시장을 충분히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언론도 삼성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삼성의 하만 인수는 완전히 다른 모바일 사업 분야로의 야심 찬 진출”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자동차가 IT(정보기술)ㆍ통신과 결합하면서 자율주행차나 커넥티드카 등 스마트카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광범위한 개념으로의 사물인터넷이라는 기술 영역에 도전하는 삼성으로서는 하만에 매력을 느낄 만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의 이번 인수 협상은 한때 곤경을 겪던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전도유망한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하는 기념비적인 것”이라며 10년 전까지만 해도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가 자동차 전장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한 하만 인수를 결정한 삼성의 한 수에 주목했다. WSJ는 이어 “이번 협상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은 자동차 기술 분야의 메이저 플레이어가 됐다”고 전했다.

또 포브스는 “삼성이 갤럭시 노트 7의 재앙에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삼성에 더 좋은 점은 점차 시들해지는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하만의 사업영역은 향후 10여 년 동안 상당한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3세 오너경영인이 삼성의 성공 질주 바통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창업자인 1세 경영인 이병철 선대회장은 생필품과 화학, 중공업으로 삼성을 일으켰다. 2세 경영인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와 통신, 디스플레이 사업에 진출해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려놨다. 그리고 3세 경영인 이 부회장은 바이오와 함께 전장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키워나갈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시장의 판단은 긍정적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는 “삼성의 궁극적인 전장사업 전략은 스마트카 토털 솔루션 공급업체”라며 “하만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사물인터넷(IoT), 대중화된 다수의 고급 브랜드, 글로벌 유통망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접목하면 향후 보쉬, 컨티넨탈 등과 경쟁 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하만의 클라우드, Iot 및 오디오, 스피커 튜닝 부문의 높은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년부터 본격 개화될 인공지능(AI)-IoT 기반의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향후 음성인식 기술을 자동차까지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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