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반대를 부르짖는 시위가 미국에서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대도시를 넘어 소도시와 농촌 지역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분노한 유권자들의 거침없는 기세에 이들을 전문 시위꾼이라며 비판했던 트럼프 당선인도 말을 바꾸며 한 발짝 물러섰다.

1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대선 선거일 다음 날인 9일부터 시작된 반(反) 트럼프 시위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NBC뉴스에 따르면 시위 주최 측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도시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트럼프 반대 시위대 조직에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에 따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오클랜드 등 주요 도시 중심이었던 시위는 매사추세츠 주 스프링필드, 펜실베이니아 주 이리,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 코네티컷 주 뉴헤이번 등으로 반경을 크게 넓히며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수천여명이 트럼프 반대 시위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전날 2000여명이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 “인종ㆍ성차별주의자 트럼프 떠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의 거처이자 집무실인 트럼프타워 주변 맨해튼 주변 5번가를 행진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주민 8000여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트럼프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시카고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자 반대 성향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폭력 사태까지 발생했다. 또 경찰에 연행된 시위 참여자도 속속 늘고 있다. LA에서는 전날 시위 참여자 180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인디애나폴리스와 뉴욕에서도 각각 3명,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에 트럼프 당선인도 주춤했다. 그는 당초 집회에 대해 ‘전문 시위꾼’이라며 강경 발언을 내놓았지만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트위터에서 ‘그들의 애국심을 사랑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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