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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ㆍ12 장외투쟁 과거와 다르다①] ‘민심에 합류하는 장외투쟁’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오는 12일 의원들이 국회 밖으로 뛰쳐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당대표가 당차원에서 광장에 나와 시민들과 함께하기로 합의했고, 정의당은 일찌감치 장외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도 동요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장외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장외투쟁은 과거에도 심심찮게 있었지만 이번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내 협상에 실패, 여론전을 위해 국회 밖으로 뛰어나오던 것이 과거의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여론이 주도하고 국회의원들이 올라 앉는 모습이다. 

과거 의원들은 여야의 극한 대립상황에서 국회 밖으로 뛰쳐나와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장외투쟁으로 민심을 얻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지난 2013년 8월 민주당은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에 반대해 시청앞에서 천막당사를 치고,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노숙투쟁까지 진행했다. 국정원의 개혁을 요구했지만, 민심을 얻지는 못했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101일 만에 장외투쟁을 접었다. 천막당사를 접으며 민주당은 이제부터 외연확대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막당사로 민심 얻기에 실패했다는 것의 반증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2011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 장외투쟁, 2009년 미디어법 장외투쟁, 2010년 4대강 예산 강행 처리에 반대한 장외투쟁 등이 있었다. 특히 미디어법 장외투쟁 때는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와 천정배, 최문순 의원 등이 의원 사퇴 의사까지 밝혔지만 모두 흐지부지 됐다. 당연히 국민의 의결기구인 국회를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은 과거와 다르다. 야권에서는 지난달 말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사실로 밝혀지며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대정부 대응 수위를 놓고 고민해왔다. 하야냐, 2선후퇴냐, 탄핵요구냐를 야권 의원들의 의견은 모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의견은 ‘신중론’에 가까웠다. 그러다가 지난 5일 광화문 광장에 20만명이 모이면서 분위기가 바뀌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10일 각각 의원 총회를 열어 지도부가 의원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격려했다. 국민들이 먼저 움직이고 정치인들이 뒤늦게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의원들의 장외투쟁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광우병 파동 때의 장외투쟁과 가깝다. 당시에도 야당의원들은 촛불 집회가 심상치 않게 번져 나가자 뒤늦게 거리로 나왔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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