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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트워크를 구축하라”…17일 트럼프 만나는 아베, “그래도 늦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현지시각 9일 오전 3시 경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당선 축하 인사를 전하고 내주 전격 회담하기로 약속했다. 한국 언론은 일본이 빠르게 대처했다고 평가했지만 일본 내부에서는 “안일했다. 지금부터라도 네트워크 형성에 빨리 나서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 신문는 11일 아베 총리는 이스라엘, 멕시코, 이집트에 이어 네 번째로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아베 정권도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이길 줄 알았다”라면서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고 전했다. 아베가 트럼프와의 만남을 서둘러 성사시킨 것도 트럼프의 측근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위기감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개표결과가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순간, 총리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닛케이에 이같이 밝혔다. 힐러리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대형 경합주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자 아베 총리는 자신의 수석보좌관들을 불러모아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한국시각 9일 오전 11시(미국시각 8일 오후 9시)였다. 익명의 관료는 아베가 카와이 카츠유키(河井克行) 총리보좌관을 불러 즉각 다음주 초 워싱턴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아베는 카와이 특별보좌관에게 “트럼프 측근은 모두 만나보라”라며 “”모두 만나봐야 한다. 명심하라“라고 강조했다. 이때가 한국시각 오후 3시(미국시각 오전 1시)로,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대선 결과는 미국시간으로 오전 2시 30분경, 한국 시각으로 9일 오후 4시 30분 쯤 확정됐다. 일본 문화처장 미야타 료헤이(宮田 亮平)에 트럼프 당선보고를 받은 아베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고 30분 뒤인 오후 5시 경(미국 현지시각 새벽 3시) 트럼프에 전화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당시 트럼프와 아베의 대화는 무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産經)신문에 “총리와 트럼프가 대화가 잘 맞았다”라며 “오바마 대통령보다 잘 맞을지도 모른다”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내각은 당장 다음주부터 ‘트럼프 관련 인맥 만들기’ 작업에 들어간다. 아베 내각은 특별보좌관과 국가안보국장 등 요직인사들을 총투입해 트럼프 측근들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당장 성사된 만남은 없다”라며“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카와이 특별보좌관도 당장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까지 성사된 만남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트럼프 측근들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이 일본에서 약속을 잡는 것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일단 출국하기로 한 것이다. 아베 총리 역시 트럼프와의 만남을 일단 추진할 필요하다고 판단에 전화 통화 도중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는 트럼프에게 축하인사를 전하던 중 “이번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가는데, 도중에 17일에 뉴욕이나 그외 지역에서라도 당신을 만나고 싶다”라고 제안했다. 아베 총리는 19일 페루에서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트럼프는 이에 “좋은 제안”이라며 “나도 그날 뉴욕에 있으니 회담이나 식사나 모두 좋다”라고 밝히며 회담을 조율했다.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도 미국 방문에 나선다. 보도에 따르면 야치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측근들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측근들의 성향과 동태, 그리고 미일안보동맹에 대해 차기 안보수석 후보 등이 가지고 있을 인식을 미리 파악하려는 것이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당시 아베는 뉴욕을 방문한 겸 힐러리와 회담했었다. 때문에 외무성 내부에서는 아베가 9월 힐러리만 만난 것과 관련, 트럼프에 안좋은 인상을 남기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익명의 외무성 관계자는 아베를 포함한 내각 관료들은 힐러리의 당선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트럼프의 자문역인 윌비로스 재팬소사이어티 회장을 만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영자 신문 닛케이 아시아 리뷰에서 외무성 관계자는 “트럼프에게 안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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