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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귤 아닙니다”…남녘 완도 소안도에 노지감귤이 ‘주렁주렁’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소안도(所安島) 3만여평에 감귤나무 ‘쑥쑥’

-일제항거 ‘항일의 섬’이라도 불려 365일 가가호호 태극기 ‘펄럭’




[헤럴드경제=박대성(완도) 기자] 국토 최남단 전남 해남군을 지나 완도대교를 건너 10분 쯤 달리면 완도 화흥포(花興浦) 항이 나온다. 화흥포에서 남쪽으로 17.8km 떨어진 소안도가 최근 귤 주산지로도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사과와 녹차 등 재배지가 북쪽으로 올라오는 가운데 제주도 대표 농산물인 노지감귤도 북상한 것이다.

소안도 일부 농가에서 자가소비용으로 재배하던 노지감귤이 이제는 10.8ha(3만2670평)에 41개 농가로 재배면적과 농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완도군 소안면 이목리 문부근씨가 아내와 함께 귤을 수확하는 장면.]

소안도(所安島)는 완도에서는 남쪽으로 17.8km, 제주도와는 66k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섬전체 면적은 23.16㎢에 인구 2735명의 작은 섬이다. 조선중기 문신 고산(孤山) 윤선도 유배지인 ‘보길도’와 함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지구 내에 포함돼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사진=완도 화흥포항에서 소안도를 오가는 차도선.]

이곳 소안도에서 노지감귤이 첫 재배된 시기는 1972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도에서 묘목을 들여와 첫 재배를 시작했다는 소안면 이목리 문부근(80)씨는 “72년도에 제주도에 가서 묘목을 갖고와 심었는데, 그때는 냉해도 받고 잘 얼어죽어 일일이 묘목에 짚으로 싸줘야하고 고생이 많았다”며 “지금은 날도 따뜻해지고 귤나무가 사람 키높이 정도 커서 그때와 비교하면 정말 편해졌다”고 말했다.
[사진=집집마다 내걸린 태극기.]

소안도 감귤 농가들은 다시마발효 퇴비로 시비를 하고 있어 감귤박스에 적힌 상표가 ‘소안도 다시마감귤’로 팔리고 있다.

대부분 자가소비 위주의 소농이기때문에 대규모로 수매나 선별기없이 소비자의 택배주문을 받으면 곧바로 따서 택배로 발송한다고 한다. 당일 수확한 감귤이 이튿날 서울의 소비자까지 배달돼 여러모로 편리해졌다고 한다.
[사진=귤밭 전경.]

11월들어 첫 수확을 시작한 소안도 감귤의 평균 당도는 10브릭스(Brix) 이상으로 제주감귤보다 당도가 높다.

문씨는 “아직 수확 초창기로 덜익어 10브릭스지만, 익으면 보통 12브릭스 이상이 나온다”며 “작년에 해갈이를 했는데, 올해는 많이 달려 10톤 정도 수확할 거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소안도 전체에서 생산되는 감귤의 생산량이 한해 60톤인 점을 감안할 때 문씨의 수확량은 엄청난 셈이다.
[사진=귤밭 전경.]

소안도 감귤의 특징은 대부분의 농가가 무농약이나 저농약재배를 하고 있다는 점이고, 시설재배가 아닌 노지재배여서 때깔은 고르지 않지만 맛이 좋다.

소안도 감귤은 귤껍질이 얇고 과육이 단단하며 신맛이 강하면서도 단맛이 잘 섞인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후숙을 하지 않기때문에 저장기간도 평균 25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사진=귤밭 전경.]

완도군농업기술센터 주홍무 농촌지도사는 “제주도는 겨울철에도 온도가 높아 말랑말랑하면서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지만, 소안도 귤은 11월이 되면 뚝 떨어져 귤이 단단해지고 껍질이 얇게 붙는것 같다”고 했다.

소안도 감귤재배면적은 10.8ha지만, 아직 수확기에 접어든 농가는 많지 않아 수확가능면적은 4.8ha 정도라고 한다. 실제 소안도 일대에는 감나무도 많았지만, 집집마다 울타리너머로 귤나무가 많이 보였다.

소안도 감귤농가에서는 묘목을 사들여온 뒤 유자나무 성목에 접붙이기를 해서 나무를 키우고 있으며, 대개 5~6월께 꽃이 피며 11월에 익은 것부터 수확을 시작해 신정(1월1일) 이전에 수확을 끝마친다고 한다. 
[사진=귤밭 전경.]

백병두(71) 소안감귤작목반장은 “젊은 사람들이 김발, 전복양식에 종사하다보니 아직까지 재배면적은 많지 않지만 군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어 재배면적은 늘어날거 같다”고 했다. 소문을 접한 이웃 노화도에서도 2개 농가에서 귤나무를 시범재배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사진=귤밭 전경.]

소안도의 또다른 매력은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는 점이다. 소안도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치열하게 했던 선열들을 추모하고 항일정신을 계승코자 365일 태극기를 내걸고 있다. 일제식민지 항일구국의 횃불을 들고 독립군자금과 노동사, 농민운동을 전개했던 곳으로, 작은섬에서 무려 69명의 독립운동가와 20명의 독립유공자가 나왔다.국내 항일운동 3대성지라는 별칭을 얻고 있으며 지금도 소안면소재지인 비자리에는 ‘소안항일운동기념관’이 세워져 항일운동사를 조명해주고 있다.

한편 완도군은 소안도 감귤을 육성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사진=귤밭 전경.]

올해 감귤확대 보급시범사업을 통해 5개소에 3000만원을 지원했고 기후변화 대응 신품종(유라실생) 보급에 나섰으며, 지역특화 감귤브랜드화 시범사업으로 2500만원을 지원해 해조류부산물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완도군은 청산도, 보길도 등에 이어 소안도를 겨울철 관광지로 육성해 사계절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감귤은 1박스(10kg)에 2만원(택배비 별도)에 판매되고 있으며, 당일 수확해 발송하므로 이튿날 갓 수확한 완도감귤을 맛볼 수 있다. 완도군청(061-550-5114)이나 소안면사무소(061-550-6541)을 통해 재배농가를 안내받을 수 있다.


▷소안도 가는방법

완도군 화흥포항에서 차도선을 이용하며 1시간에 1대꼴로 운행되고 있다. 소안농협에서 운행하는 배를 타고 노화도 동천항을 거쳐 소안도항에 도착하며 소요시간은 1시간이다. 요금은 7700원. 자세한 매표시간은 화흥포항매표소(061-555-1010,1099), 소안도매표소(061-553-8177), 노화도동천항(061-553-5635), 소안농협(061-553-8188)로 문의.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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