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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당선에 호황 맞은 K스트리트…로비스트의 세계가 열렸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K스트리트’로 불리는 워싱턴 로비업계가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로비스트들이 우선 순위를 검토하느라 바빠졌다며 10일(현지시간) 이 같이 전했다. 법인세 인하와 규제 철폐 등 기업 친화적 행보가 기대되는 가운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인프라 투자 등 신규 추진 정책들도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로비스트들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과 함께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것도 로비스트들에게 호재다. 의회가 대통령과 한 목소리를 내면서 추진 사안들이 교착 상태에 빠지지 않고 빠른 속도로 실행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당선인이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이 없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비해 작은 규모의 정책 자문가들을 대동할 것이라는 점도 로비스트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험이 미숙하다는 점이 이들에게는 원하는 바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 년간 수입이 급격히 줄어든 로비업계에게는 특히 이 같은 상황이 반갑다. 워싱턴에서 로비를 위해 사용된 지출액은 20여년간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1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5억2000만 달러였던 지출액은 지난해 32억2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업계가 침체되면서 로비스트의 수도 함께 줄어들었다.

로비스트들은 주요 인맥을 주시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의장을 지낸 트렌트 로트 전 미시시피 상원의원은 현재 강한 영향력을 지닌 로비스트인데,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과 오랜 기간 친분을 지닌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세션스 상원의원은 현재 차기 트럼프 내각에서 국무, 법무, 국방 장관 후보로 모두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로트 전 의원은 “입법부와 행정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지침을 원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로트 전 의원의 전화벨이 끊이지 않고 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해는 그 자체만으로도 일거리가 많지만 로비스트들은 특히 내년을 고대하고 있다. BGR그룹의 제프리 H.번바움은 “최근 수 년 동안과 비교해 2017년에는 훨씬 더 많은 이슈들이 활발하게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많은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유세에서 정부 관리와 상ㆍ하원 의원의 퇴임 후 로비를 막는 강력한 규제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변수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워싱턴 정가의 오물을 걸러내야 할 때라며 정부 관리가 공직을 떠나고 5년 동안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 방안을 재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관료들이 퇴임 후 규제 관련 분야의 컨설턴트나 고문을 맡지 못하도록 로비스트의 개념을 확장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당선되면 “정부 부패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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