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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퓰리즘이 대세?…트럼프 승리로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우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예상치 못한 당선으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곤경에 빠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렌치 총리가 다음달 개최될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승리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12월 4일 상원의 권한을 줄이고 행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그동안 의회의 방해가 이탈리아 정치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렌치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상원 권한을 대폭 줄이는 개정안을 내놨다.

렌치 총리는 국가 정상들 가운데 드물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출처=게티이미지]

로이터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렌치 총리가 외교적 어려움뿐만아니라 전세계에서 높아지고 있는 반(反))기득권 정서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로마에 위치한 루이스대학교의 로베르토 달리몬테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은 렌치 총리와 비교가 될 것”이라며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렌치 총리를 기득권의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두달간 실시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헌법 개정 반대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부동층도 적지 않아 결국 찬성파가 이길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데이비드 잔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 매니저는 “트럼프의 승리는 포퓰리즘이 2016년을 휩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탈리아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을 창당한 베페 그릴로 역시 트럼프의 승리에 환호했다.

베페 그릴로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모험을 하고, 고집이 세고, 아웃사이더인 사람들이 세상을 한발 앞서 나가게 한다. 우리는 아웃사이더”라며 “진짜 바보, 포퓰리스트, 선동자는 언론과 기득권”이라고 밝혔다.

야당인 전진이탈리아(Forza Italia)의 레나토 브루네타 대표도 트위터에 “미국인들이라면 ‘반대’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네타 대표는 렌치 총리가 오는 12월 4일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렌치 총리가 힐러리 지지를 선언해 이탈리아의 지위를 약하게 했다는 것이다.

만일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우세해 렌치 총리가 물러나면 2018년 총선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앞당겨진 총선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탈퇴를 주장하는 제1야당 오성운동이 집권하면 유럽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이어 또다시 충격에 휩싸이게 될 전망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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