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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로 터진 분열의 상처 딛고…美 ‘다시 하나’를 외치다
트럼프 당선후 고립적 태도 바꿔
국내외 통합·화해·협력 제스처
일부 대선불복시위로 내홍 여전


대통령선거로 분열됐던 미국이 다시 ‘통합’을 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고,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도 “트럼프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당선을 축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선 불복 시위’가 이는 등 반발이 거세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당선 후 곧바로 기존의 모습을 바꿔 통합의 모양새를 취했다. 그는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 등장해 힐러리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다는 말을 전하며 “이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한 데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원, 민주당원, 부동층 모두 과거의 반목을 청산하고 미합중국의 깃발 아래 모여야 한다”라며 “모든 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 모든 미국인을 향해서 저는 화해와 협력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했다.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뜻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같은 길을 나아갈 것”이라며 “미국의 국익에 최우선을 두면서도 모든 국가가 공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대선 전 그가 보였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트럼프의 주요 선거 전략은 적(敵)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일자리 부족의 적은 이민자, 무역적자의 적은 중국ㆍ한국, 안보의 적은 무슬림이라고 했다.

특히 힐러리에 대해서는 “아주 오랫동안 수많은 노력을 통해서 오늘까지, 오늘의 미국을 가능케 했다”라고 평가하며 “미국을 위해서 일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어느 것이 진의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유세 과정에서도 자신의 발언들을 여러차례 번복한 전력이 있다. 핵심 공약인 이민자 추방 역시 ‘1100만명이나 되는 이민자를 한꺼번에 내보내는 것을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선거용 발언과 실제 의도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힐러리 역시 깨끗하게 패배를 시인했다. 힐러리는 고통스러운 심경을 전하면서도 “우리는 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이어 “트럼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달려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자신의 공약이 모조리 뒤집힐 판에 처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가 성공하고 단합해서 국가를 잘 이끌기를 성원한다”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통합, 포용, 우리의 제도와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다. 우리는 한팀이며, 우리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아니라, 미국민과 애국심을 우선에 두고 있다”라며 통합을 반복해 강조했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와 반목했던 공화당 인사들도 일제히 트럼프에게 축하를 보냈다. 미국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가 엄청난 정치적 업적을 해냈다. 공화당은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라고 했고, 부시 대통령 일가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트럼프 당선을 축하했다.

그러나 미국의 통합을 향한 움직임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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