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국의 선택 트럼프] ‘피봇 투 아시아’ 용도 폐기…日 역할론 부상하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피봇 투 아시아’(Pivot-to-Asia) 정책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수포로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는 제 4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나타내기 전에도 한국과 일본이 자국 안보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규탄해왔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이미 중국이 인공섬을 지어버린 것 어떡하냐”라며 무관심한 자세를 일관해왔다.

포린폴리시(FP)는 이날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자 “방금 중국이 대선에서 이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트럼프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봉쇄하는 ‘피봇 투 아시아’를 전면 수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코노미스트 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뒤로 물러나 있으면 일본이 알아서 할 것이다”라며 “그들은 중국과의 전쟁에서 항상 이겨왔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FP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경제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만큼, 중국의 영향력은 향후에도 증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의 불확실성 때문에 더이상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었던 일본과 한국, 대만 등은 입장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는 일본과 한국이 미군에 합당한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하면 동맹체제를 지속하겠다고 말해왔다.

트럼프의 당선은 최근 일본의 군사무장은 금지하고 있는 원칙인 헌법9조의 개정을 시도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내각에 부분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중의원 헌법 심사회는 10일 오전부터 논의를 재개해 국민이 개헌을 요구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일본의 동양경제신문은 “트럼프의 안보정책은 미일동맹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주국방 강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본 인터넷 매체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국은 더이상 일본은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개헌의 뜻을 피력한 것이다. 

물론 외교는 한 번에 손바닥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일본의 적극적인 안보개입을 촉구해온 뉴트 깅그리치 전 미 하원의장 등을 국무장관이나 안보수석에 기용하려는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한편, 빅터 차 외교안보전문가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에 반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태평양 안보체계는 결국 중국과 일본의 경쟁체계로 돌아가고 한국 역시 자주국방의 길을 모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