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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현상’, 한국 대선에도 상륙할까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미국 대선에서 9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백인 저소득층 남성의 지지를 업은 ‘트럼프 현상’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집권 등과 맥락을 같이 하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단 기성 정치권에서 쳐놓은 금기를 깼다는 점에서 공통점이다. 트럼프의 경우 인종ㆍ여성ㆍ종교 관련 발언에서 미국사회의 암묵적이고 상식적인 금기에 도전했다.

기득권과 기성정치권에 대한 환멸과 분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통적이다. 트럼프의 경우는 고전적인 코스를 밟아온 정치엘리트 출신이 아니다. 미국 정치계에선 이단아이자 철저한 비주류다.

트럼프 당선이 경제ㆍ안보ㆍ외교에서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높인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트럼프 현상’이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에도 국내 정치권은 주목했다.

9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미 대선결과 당정협의’에서 “미국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한 것을 존중한다”며 “먹고 사는 문제가 성추문을 이겼다”고 했다. 이어 “(언론 등에서)트럼프 언행은 막말이랬지만 미국민들은 자신들의 실업과 빈곤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걸로 받아들였다”며 “역시 선거는 경제가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에서 “심각한 불평등, 불공정을 낳은 기득 정치세력과 정치인에 대한 미국민의 사실상 탄핵”이라며 “트럼프의 승리라기 보다는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라고 했다. 또 “민주당 후보가 샌더스였다면 승리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으로 무장하고 네트워크로 조직화된 대중은 불의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주체적 의지를 행동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미 대선결과 관련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대한 숨은 유권자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오바마 정부의 복지 정책, 세금 문제에 대한 불만으로 중산층이상 유권자들도 트럼프에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당 선은 기존의 낡은 정치구도의 관성과 양극화ㆍ격차 심화ㆍ불평등 확산에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국내 대선도 ‘트럼프 현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정보다는 개혁과 도전 이미지를 갖추고 소외계층의 요구를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비주류 후보가 선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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